“영수회담때 대통령 발언 비중 70~85%였다니”…백 마디 말보다 훨씬 강력한건 ‘경청’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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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달 29일 첫 회담에 대한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브리핑을 듣고 나니, '윤 대통령이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세간의 평가가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첫 만남에서 이 대표가 모두 발언 15분 동안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한 데 대해 해명과 설명 차원에서 말이 많아진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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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015년 1월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 기억이 났다. 회의나 회식 중에 리더의 말 비중이 50%를 넘으면 위험하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나는 그 글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노트에 전문을 기록해두었다. 그 노트를 꺼내어 다시 읽어보았다.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사내 회식에서도 직급에 상관없이 말수는 대충 1/N이 바람직하다. 자리도 서열순이면 곤란하다. 나는 십년간 한 번도 예외 없이 회식 자리의 구석에 앉았다. 내가 제안하고 끌어가는 사내 회의인 경우에는 내 말수가 어쩔 수 없이 많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도 50%를 넘으면 위험하다. 나의 자기통제가 무너지고 직원들이 무기력하다는 신호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회의나 회식 중에 어떤 모습일까. 그때에도 말 비중이 70%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는 정 부회장의 진단을 빌리자면, 자기 통제가 무너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참모들은 자기 의견을 대통령 앞에 꺼내지 못하게 된다. 진실을 숨기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회담은 예외적 사례여야 한다. 첫 만남에서 이 대표가 모두 발언 15분 동안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한 데 대해 해명과 설명 차원에서 말이 많아진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듣기 위해 대통령실에 초대했다”고 했으나, 막상 면전에서 비판을 듣고 나니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회담부터는 경청을 우선했으면 좋겠다. 상대를 설득하고자 한다면 백 마디 말보다 경청이 훨씬 강력한 무기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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