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인간의 편인가? 진화 꿈꾸는 한효주와 돌연변이 되려는 이희준('지배종')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5. 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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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편에 서시죠."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지배종> 에서 생명공학기업 BF 윤자유(한효주) 대표는 선우재(이희준) 총리에게 그렇게 말한다.

BF의 배양육 개발 기술이 배양장기까지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우재가 그 기술을 갖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에게만 달라고 하자 윤자유는 이런 말로 선을 긋는다.

혈우병을 갖고 있는 선우재는 그 기술을 모든 인류에게 나누겠다는 윤자유의 뜻을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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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는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할까(‘지배종’)

[엔터미디어=정덕현] "인간의 편에 서시죠."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지배종>에서 생명공학기업 BF 윤자유(한효주) 대표는 선우재(이희준) 총리에게 그렇게 말한다. BF의 배양육 개발 기술이 배양장기까지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우재가 그 기술을 갖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에게만 달라고 하자 윤자유는 이런 말로 선을 긋는다. "다 같이 이루면 인류의 진화지만 혼자만은 그건 돌연변이예요."

배양장기라는 놀라운 신기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지배종>은 드디어 이 가상의 상상력을 통해 하려는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건 인류 전체를 바꿀 새로운 기술 그 자체보다 그걸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써야 마땅한가에 대한 문제다. 혈우병을 갖고 있는 선우재는 그 기술을 모든 인류에게 나누겠다는 윤자유의 뜻을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

"모든 인간들이 영원히 살면 어떻게 되겠어요? 저 밖의 사람들? 감당 못해요. 시간이 넘쳐나서 별짓 다 하다가 극도로 문란해진다고. 자원은 또 어떡하고. 안 죽는다고 애 안낳나? 고기야 만들면 되지만 딛고 설 땅은 천연자원은 일자리는? 세대라는 건 교체가 돼야 된다고요." 하지만 윤자유는 인생이 아무리 불공평해도 딱 하나 공평한 것이 죽음이라며, "빈부로 갈리지 않는 미래를 만들 것"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원이니 일자리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저들과 다른 우월한 지위의 존재가 되려는 아니냐고 반박한다.

선우재가 그 안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꺼내 놓음으로써 그간 벌어진 사건들에도 바로 이 인물이 깊게 연루되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외할아버지인 전직 대통령 이문규(전국환)에게 벌어졌던 폭탄 테러 역시 선우재와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의심 또한 생겨났다. 이문규가 바로 BF가 주도해온 배양기술 개발을 극도로 반대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우채운(주지훈)은 그래서 전직 대통령이 다리를 잃고 하야하게 된 폭탄 테러의 배후가 선우재든 그의 아버지인 선우근(엄효섭) 혹은 이문규의 딸이자 선우근의 전부인이 있다고 의심한다.

BF가 개발한 배양장기 기술에 대한 욕망은 저마다 다르다. 선우재가 그걸로 유일하게 우월한 지위를 갖고 싶어한다면, 선우근은 영생을 원하고, 두 다리를 잃은 이문규 역시 다시 다리를 얻어 걷고 싶어한다. 하지만 윤자유는 이 기술이 특정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생명이 절박한 모든 이들을 위해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기습적으로 대중들에게 이 기술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상 임상시험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 후, 그 안전성 시험을 위해 자신이 첫 번째 임상 대상이 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이로써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 <지배종>은 다양한 재미의 결들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BF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벌인 장본인인가에 대한 스릴러적인 재미는 물론이고, 죽을 위기에 처했다 배양장기 기술로 살아난 후 괴력을 갖게 된 우채운이 펼쳐내는 액션과 더불어 신기술에 대해 너무나 다른 입장에 서게 된 윤자유와 선우재 같은 팽팽한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다. 또한 윤자유와 우채운 사이에 만들어진 서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조금씩 깊어져가는 유사멜로적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배양 기술이라는 하나의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생명에 대한 담론들을 액션과 스릴러, 멜로 같은 다양한 장르적 재미와 함께 풀어내고 있는 것. 과연 윤자유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아니면 선우재가 꿈꾸는 돌연변이적 욕망은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까. 그 과정에서 우채운은 테러에서 잃었던 동료와 달리 윤자유를 끝내 지켜낼 수 있을까. 이제 다음 주에 공개될 마지막 결말이 남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디즈니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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