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하던 외인 타자 찾았는데…난쟁이가 되어버린 거인

김하진 기자 2024. 5. 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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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빅터 레이예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시즌 정규리그 7위를 기록하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롯데가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는 외국인 타자였다.

지난해 롯데는 2022년 대체 외인 타자로 합류해 56경기 타율 0.330을 기록한 잭 렉스와 재계약했으나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니코 구드럼으로 교체했다. 구드럼은 50경기 OPS 0.760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긴데다 시즌 막판에는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성실하지 못한 자세까지 보여 더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시즌을 마치자마자 구드럼과 작별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새 외인 타자를 뽑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조건은 장타력이 있는 외야수 외인 타자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장타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았다. 롯데는 빅터 레이예스를 선택했다.

레이예스는 키 196㎝, 체중 87㎏의 체격 조건에 우투 양타이며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5시즌 동안 394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64를 기록했다.

레이예스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지바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 2루타를 뽑아내는 등 장타력을 자랑하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롯데의 선택은 옳았다. 레이예스는 개막 후 초반 타율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하면서 맹타를 휘둘렀다. 3월 7경기 타율은 0.393으로 4할에 가까웠다.

5월1일 현재 31경기 타율 0.350 4홈런 20타점으로 여전히 고타율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레이예스의 활약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한다. 팀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31경기 8승22패 승률 0.267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직 10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2할대 승률도 유일하다.

롯데 빅터 레이예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팀 타선의 부진이 심각하다. 타율 0.262로 10개 구단 중 9위며 출루율은 0.327로 가장 낮다. 그런 와중에 득점권 타율은 0.236이다. 많이 치지 못하고, 출루도 못하는 데다가 기회까지 살리지 못하니 이길 수가 없다. 레이예스가 홀로 활약한다고 한들 그를 뒷받침 해줄 타자가 없다. 현재 1군에 있는 타자 중 레이예스 외에 3할을 기록하는 타자는 전준우(0.310), 손호영(0.302) 등 두 명 뿐이다.

그간의 고민이 거꾸로 된 모양새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로 재미를 본지 꽤 오래됐다.

2015년에는 짐 아두치가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다음해 금지 약물 적발로 시즌 중 중도 퇴출됐다.

2017년에는 앤디 번즈라는 타자를 영입했다. 번즈는 야구도 잘 하고 워낙 쇼맨십이 좋아 롯데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 해 롯데는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번즈는 다음해에는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고 2019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2020년부터는 수비에 치중해 딕슨 마차도를 데려왔다. 2시즌 홀로 내야진의 중심을 지켰고 2할대 후반 타율을 기록하며 활약했으나 롯데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 빅터 레이예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2년에는 DJ 피터스를 데려왔으나 85경기 타율 0.228 13홈런 48타점으로 한국 생활을 마감했다. 대신 렉스를 영입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그 역시 정식으로 시즌을 시작한 후에는 활약하지 못했다.

이런 역사를 걸어온 롯데이기에 올해 레이예스를 선택하는데 더욱 신중함을 기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걸 레이예스가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의 활약이 아무리 뛰어난다한들 팀이 이기지 못하면 결코 빛을 보지 못한다.

또한 레이예스가 언제까지 홀로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여러모로 롯데가 처한 현실이 암담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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