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사업개편·R&D확대 계획도 공시해야…`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 공개

금융당국,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가이드라인 발표…밸류업 프로그램 일환
재무·비재무 현황은 물론 목표 수립·이행평가·소통 계획도 공시

앞으로 상장회사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현황을 진단하고 중장기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이행 계획에 대해 공시하게 된다. 투자자들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사업부문별 투자나 연구개발(R&D)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계획은 물론 자사주 소각과 배당, 자산 처분 등 구체적인 계획을 투자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 참석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5월 중 확정 및 시행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주주와 시장참여자들과 소통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상장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울이면서 진정한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이미 발생했거나 결정된 내용을 정해진 서식에 작성하는 기존 공시와 달리, 자율성을 기반으로 미래 계획을 종합적으로 담아야 하는 공시다.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당국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 및 공시하고 이행, 투자자는 공시된 계획을 투자 판단에 활용함으로써 자본시장 발전의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추진 배경이다.

가이드라인은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 등 목차별로 작성방법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업현황 진단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적합한 핵심지표를 선정하고 사업모델, 국내외 시장여건, 기업의 경쟁력 등 사업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서술한다.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현황 진단을 기반으로 특정 사업부문의 강화, 연구·개발(R&D) 확대, 인적·물적자본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등 다양한 계획을 수립해 기재한다.

더불어 소통 측면에서는 주주 및 시장참여자와의 소통현황, 계획, 실적을 작성한다. 소통채널, 대상, 빈도 등을 세부적으로 서술하되 횟수와 같은 정량적인 측면과 함께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것인지 등 정성적인 측면의 서술을 포함해야 한다.

이날 공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며,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공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거쳐 한국거래소의 자율공시 항목으로 신설된다.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투자지표 비교공표, 이사회 및 공시담당자 대상 안내·교육 프로그램,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영문번역 지원 등도 함께 개시된다.

한편 당국과 유관기관은 기업·투자자·학계 등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기업 밸류업 자문단을 출범, 기업규모별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기관투자자와 외국계증권사 대상 IR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을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자문단은 이후에도 우수사례 발굴과 전파, 내년 5월부터 실시될 우수기업 표창 심사기준 마련 등과 관련해 자문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차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한국거래소 주관으로 지역소재 기업 대상 찾아가는 릴레이 설명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3분기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과 4분기 중 연계 ETF 상장 등도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