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예비역연대 "채상병 특검 거부하면 尹정권 퇴진 운동"

2일 본회의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 앞 회견
"사단장 한 명 구하려 국가 안보 흔들어"
"민의 거스르면 윤 정권 퇴진 선봉 서겠다"
여야, '채상병 특검법' 처리 합의 결국 불발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해병대 예비역 단체가 2일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여당 국민의힘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단 집권 여당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이상훈 해병대전우회 총재를 비롯한 해병대예비역 단체가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해병대전우회 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운영 정상화, 채상병 사건 조속한 수사와 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모습. 2024.04.2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우지은 기자 = 해병대 예비역 단체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단 집권 여당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당인 국민의힘이 특검법 본회의 처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붉은색 해병대 상의를 입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우리는 정권 퇴진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해 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사단장 한 명을 구하려고 국가를 흔드는 게 어떻게 보수냐"며 "이런 세력이 어떻게 집권 세력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 회장은 "우리는 채상병 순직 수사외압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해 9개월을 거리에서 보냈다"며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 수없이 대화를 요청하고 입장문을 전달했으나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사단장 한 명을 구하기 위해 국가 안보를 흔드는 것이 어떻게 보수냐"며 질타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규현 변호사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여야 합의가 불발된 데 대해 "예상했던 바"라면서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누차 말했듯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총선에서 보여준 민의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거부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경고해 왔다"며 "그럼에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 거부권을 행사시키고 재의결시키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상병 특검의 중요 요소로 ▲신속 ▲통합 ▲공정 ▲안보 네 가지를 꼽았다. 김 변호사는 "특검을 하게 되면 3개월 안에 진상을 규명할 수 있고,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한 모두에 대해 관할권이 생긴다.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5일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군사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나섰지만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대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해 여야 이견이 존재하는 쟁점 법안 처리에 나설 전망이지만,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 요구대로 채상병 특검법을 이날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경우 본회의에 불참할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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