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사용 폭증에 에너지 인프라 투자 팔 걷어붙인 MS

풍력발전기를 사용하는 유럽 MS 데이터센터. 사진제공=MS

[서울경제]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를 들여 재생 에너지 개발에 나선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AI·클라우드 산업 대표 기업인 MS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1일(현지 시간) MS는 대체 자산 투자사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와 재생 에너지 공급을 위한 100억 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브룩필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MS에 10.5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MS와 브룩필드는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인도 등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장할 계획이다.

10.5기가와트는 세계에서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은 미국 북부 버지니아의 데이터센터들이 소비하는 3.5기가와트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10.5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마련하려면 태양광의 경우 115억 달러, 풍력으로는 170억 달러 이상이 든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계약은 한 기업의 단일 재생에너지 구매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MS는 이 계약을 통해 클라우드 경쟁사 아마존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재생에너지를 구매한 기업이 됐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급증 추세에 말맞춰 클라우드 업체들이 재생에너지 투자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미국은 세계 데이터센터 3분의 1이 자리하고 있다. 생성형 AI 도입과 전기차 보급으로 미국 내 전력 소비량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미국 전력 수요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늘기도 했다. 웰스파고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미국 내 총 전력 소비량이 20% 증가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테크업계는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는 ‘RE100’을 목표로 일찌감치 대체 에너지 확보에 나섰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2008년 소형원자로 개발을 위해 ‘테라파워’를 설립했다. MS는 지난해 5월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와도 전기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헬리온 에너지는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3억7500만 달러를 투자한 기업이기도 하다. 올트먼은 최근 태양광 스타트업 엑소와트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