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기약 없는 알칸타라 공백··· 속타는 두산

심진용 기자 2024. 5. 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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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라울 알칸타라. 두산 베어스 제공



부진을 딛고 반격의 채비를 갖춰가던 두산이 또 다른 대형 악재에 마주쳤다.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1)의 복귀 기약 없는 공백에 현장도 프런트도 애가 탄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이탈로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이 올해도 같은 고민에 빠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일 알칸타라에 대해 이례적으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복귀 시점을 묻는 말에 “누구도 모른다. 본인은 알 거다”라고 했다. “제가 좋은 기분이 아니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고 “(공백이) 더 길어지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며 교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알칸타라는 지난달 25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았다. 알칸타라 본인이 계속해서 팔꿈치 피로감을 호소해왔다.

이 감독은 이 감독대로 알칸타라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개막전 조기 강판, 한 차례 선발 등판 휴식, 이례적인 더블헤더 2차전 투입 등 건강 이슈로 인한 알칸타라의 요청을 지난 한 달여간 다 받아줬다. 그런데도 팔꿈치 염좌를 이유로 전력에서 빠졌으니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

프런트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세 군데 병원에서 교차 검증을 받았고, 염좌 외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알칸타라의 요청으로 열흘 전 이미 미국 주치의에 MRI 영상을 보냈으나 아직 답신이 없다. 알칸타라 주치의 측의 소견이 나와야 추후 훈련 일정 등을 짤 수가 있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알칸타라가 국내 의료진을 못 믿는다기 보다 팔꿈치 통증에 대해 자기가 먼저 확신을 얻고 싶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팔꿈치 통증은 처음이다 보니, 보다 안심할 수 있는 결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워크에식 문제가 아니냐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두산은 선을 긋고 있다. 그간 지켜봐 온 결과 있지도 않은 부상을 핑계로 자기 역할을 안 할 선수는 아니라는 얘기다. 알칸타라는 올해가 KBO 네 번째 시즌이다. 2019년 KT에서 172.2이닝, 이듬해 두산에서 198.2이닝을 던졌다. 일본에서 돌아온 지난해에도 두산 1선발로 192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이유가 뭐든, 알칸타라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두산의 타격은 크다. 그러잖아도 다른 선발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진 구멍이 여러 곳이다. 지난 시즌에도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부상 공백으로 오랜 기간 고전했다. 5월까지 인내했지만, 두 차례밖에 등판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대만에서 뛰던 브랜든 와델을 6월 들어 재영입하며 겨우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알칸타라의 경우 지난해 딜런보다도 훨씬 비중이 큰 선수고, 그만큼 공백도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교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일종의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 더 공백이 길어진다면 빠르게 대체 투수를 영입하는 편이 낫다는 현실적 판단일 수도 있다. 두산은 꾸준히 외국인 선수 리스트업을 하고 있다. 꼭 알칸타라 문제가 아니라도 통상 해오던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알칸타라 레벨의 투수를 시즌 중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줄 잇는 투수 부상 탓에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조차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실이다. 준수한 선수를 찾는다 해도 팀 합류까지 다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결국 알칸타라의 조속하고, 건강한 복귀다. 두산은 알칸타라의 역할이 분명 필요하다. 알칸타라 역시 현 소속팀 두산 이상의 조건을 찾기는 어렵다. 이미 일본 무대에서 한 차례 실패를 했다. 나이도 이미 서른 줄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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