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테이블세터’가 등장했다···잘 나가는 KIA의 ‘100세 시대’

김은진 기자 2024. 5. 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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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이 지난 1일 광주 KT전에서 4회말 홈런을 친 뒤 먼저 득점한 서건창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선빈(KIA)은 지난 4월28일 잠실 LG전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김선빈이 톱타자로 나선 것은 2021년 4월14일 롯데전 이후 3년 만이었다.

LG 3연전 중 4월26~27일 첫 2경기를 모두 내줬고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올해의 KIA답지 않게 타격 흐름이 잘 이어지지 않았다. 기존 1번 타자 박찬호가 사구에 맞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돌아온 뒤 아직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에 박찬호는 9번으로, 김선빈은 1번으로 나가겠다고 이범호 KIA 감독에게 요청을 했다.

‘1번 타자 김선빈’은 4월30일 광주 KT전에서도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 1일 KT전에서는 2번 타자로 이동했다. 앞서 6경기 연속 좌완 선발을 상대해야 했던 KIA가 오랜만에 우완 선발을 만나는 날이었다. 1번에는 왼손 타자 서건창이 등장했다.

KIA 김선빈이 베이스러닝 해 2루에 세이프 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선빈과 서건창은 1989년생이다. 한국 나이로 36세다. 시즌 초반 박찬호가 잠시 부상으로 제외됐을 때 둘이 2번 타자로 나서 1번 타자 김도영과 테이블세터를 각각 이룬 적은 있지만 둘이 나란히 1·2번을 맡아 테이블세터를 나선 것은 1일 KT전이 처음이다.

이날 서건창은 4회말 2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며 통산 500타점을 달성했다. 김선빈은 그 뒤 좌월 홈런을 때려 서건창과 함께 득점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5개인 김선빈이 벌써 3개째 홈런을 쳤다. 이날 서건창은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김선빈은 홈런 포함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뒤 김선빈은 “72세 테이블세터가 말이 되나. (최)형우 형까지 포함하면 114세인데 쌕쌕이 둘은 7·9번에 가 있다”며 웃었다.

‘쌕쌕이’는 1995년생 박찬호와 1997년생 최원준이다. 원래 KIA는 박찬호와 최원준을 테이블세터로 해 시즌을 구상했다. 40도루 이상 경력이 있는 빠르고 젊은 타자들이다. 4번 타자로 준비했던 나성범이 부상을 당하면서 준비한 라인업은 미뤘지만 최원준이 시즌 초반 부진해 하위 타선으로 갔고 최근엔 톱타자 박찬호도 부진해 하위타순으로 잠시 내려갔다. 올시즌 준비한 것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쌕쌕이들이 빨리 정신을 차려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김선빈은 짓궂은 투덜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KIA 서건창이 1일 KT전에서 김선빈의 홈런으로 홈을 먼저 밟은 뒤 환하게 웃으며 김선빈을 맞이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선은 올시즌 신·구 조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느렸지만 지난해 박찬호가 타격까지 궤도에 올랐고 이우성이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최원준이 군에서 복귀한 뒤 올해는 3년차 김도영이 폭발을 하고 있다. 아직 젊은 선수들이 기복을 보이고 있는 지금, 날쌘 발로 뛰어야 할 그 자리를 김선빈이과 서건창이 맡아 채워주기도 한다. 1983년생, 40대에 접어든 최형우는 4번 타자를 맡아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나성범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KIA 강타선을 지켜주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유격수 박찬호가 잠시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도 “72세 키스톤 콤비가 있다”며 웃었다. 당시에도 김선빈이 오랜만에 유격수로 뛰고 서건창이 2루에 투입됐었다.

형들이 메워준 사이 박찬호도, 최원준도 타격을 회복하고 있다. 박찬호는 이날 KT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4월4일 KT전 이후 처음으로 2안타를 쳤다. 최근 연속 안타를 치다가 전날 침묵했던 최원준도 이날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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