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의 ‘벌집 영웅’ 맷 힐튼, 깜짝 시구 이어 야구 카드까지 나온다
깜짝 시구에 이어 이제는 야구 카드까지 나온다. 벌떼의 습격으로부터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구한 애리조나의 맷 힐튼이 연일 화제다.
MLB닷컴 등은 지난 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1시간 55분 지연시킨 벌집을 제거해 준 맷 힐튼이 유명 야구 카드 제작사 ‘탑스(topps)’와 계약을 맺었다고 2일 보도했다.
탑스는 시구를 위해 마운드 위에 오른 힐튼이 관중의 환호에 답하며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린 사진을 카드에 담기로 했다. 힐튼이 직접 카드에 사인했고, 바로 아래 ‘벌 전문가(Bee Specialist)’라고 적었다. 카드 하단에는 “Bee Arfaid, Bee Very Afraid : Bees Swarm In Arizona(벌이 두렵다. 정말 두렵다. 벌들이 애리조나로 몰려든다)”라는 문구를 달았다. 동사 ‘be’ 대신에 명사 ‘bee’를 사용해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일종의 언어유희를 이용해 당시 상황을 함축했다. 힐튼 야구 카드 가격은 8달러99센트(약 1만2000원)다.
힐튼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 방역회사 직원이다. 1일 가족과 함께 6살 아들 레비의 시즌 마지막 티볼 경기를 관람하던 그는 애리조나 구단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았다. 수 천 마리 벌떼가 애리조나 홈 구장 체이스필드에 출몰해 예정된 다저스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힐튼은 가족에게 사과하고 트럭을 몰아 약 40㎞ 떨어진 야구장으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홈플레이트 뒤편 그물망에 벌떼가 모여있었다.
힐튼은 카트를 타고 그물망 쪽으로 향했다. 방역복 차림으로 리프트에 올라탔다. 벌떼에 스프레이를 뿌렸고 나중에 풀어주기 위해 흡입기로 벌떼를 가뒀다. 애리조나 홈 팬들은 그를 향해 “MVP! MVP!”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힐튼이 벌떼를 제거하면서 애리조나와 다저스의 경기도 겨우 시작될 수 있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55분이 지연됐다.
벌떼의 습격에서 애리조나와 다저스를 구한 힐튼을 향해 관중의 박수가 다시 한번 쏟아졌다. 애리조나 구단은 경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준 힐튼에게 시구를 요청했다. 힐튼이 방역복 차림으로 마운드 위에 올랐다. 팬들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쳤고, 힐튼도 양팔을 들어올리며 화답했다.
시구까지 마친 그는 “거짓말은 안 하겠다. 경기를 진행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해낼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벌떼의 습격 탓에 아빠 없이 경기를 치른 아들 레비에 대해서는 “제가 좀 일찍 자리를 떠서 실망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을 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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