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획사 설립’ 펜타곤 키노 “하이브와 견주는 글로벌 기업 될것” 포부[인터뷰 종합]

김나연 2024. 5. 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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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펜타곤 출신 키노가 1인 기획사를 설립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간 몸담았던 소속사에서 독립한 후 첫 EP로 솔로 컴백을 알린 그가 가수로서, 그리고 한 회사의 대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전하며 각오를 다졌다. 

키노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 이후 지난해 12월 1인 기획사 ‘네이키드(NAKED)’ 설립 소식을 전했다. 홀로서기 이후 2일 첫 번째 EP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를 발매하고 컴백하는 키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네이키드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첫 EP이자 제 인생 첫 EP 앨범이다. 이제야 비로소 사람들이 키노가 어떤 걸 하려는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저를 어떻게 봐주실지 사람들 반응이 기대된다. 제작 과정 전반에 하나도 빠짐없이 다 참여했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회사 직원과 함께 준비했다. 이런 디테일한 과정을 거쳐오다 보니 더 소중한 것 같다. 내 자식 같은 이 앨범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2일 발매되는 키노의 첫 번째 EP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는 이별 후의 분노부터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과감하고 위트 있게 표현한 앨범이다.

키노는 “이게 사랑이라고? 그러면 난 환불할래!”라는 타이틀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저희 회사의 큰 방향성 중 하나가 공감, 진정성이다. 첫 앨범에 당연히 그런 걸 관통하는 이야기가 녹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사랑이지 않나. 접근성 좋은 사랑 이야기가 첫 번째 주제가 되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거기서 특이점, 새로움을 찾는 게 목표 중 하나였다. 그게 저희한테는 위트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 친구한테 하는 ‘누구랑 헤어졌어’, ‘사업 망했으면 좋겠다’ 같은 솔직한 말들을 위트 있게 풀어내면서 다양한 사랑의 면을 사람들이 공감하게 하자는 생각에 만든 곡들이다. 헤어지고, 슬퍼하고, 욕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는 풀 사이클을 나타내는 앨범”이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수록곡 ‘Valentine’을 제외한 모든 곡들이 영어 가사로 구성됐다. 키노는 “저는 완전 한국 사람”이라며 국적에 대한 오해를 해명했다. 그는 “대단한 목적이 있진 않았다. 이게 오히려 저한테 더 진정성 있기 때문이다. 영어로 부르는 팝 음악이 제가 실제로 15년간 음악을 하면서 거의 8~90% 소비해왔던 음악이고,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언어 구조에 따라 잘 어울리는 멜로디가 다르다. 한국어에 맞는 멜로디와 영어에 맞는 멜로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해야할 거, 잘 할수 있는 것에 기반하는 팝 음악에는 (영어 가사가) 가장 좋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언어의 장벽이 많이 허물어 졌다고 생각한다. 많은 가수들이 영어로 음악을 발매하는 시대가 됐고 충분이 감정을 콘텐츠나 비주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두려워하지 않았다. 물론 저한테도 새로운 시도이긴 하지만, 공감을 못 하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작사에는 협업이 불가피했다. 키노는 “초반가이드는 제가 혼자 다 잡았지만, 문화적인 이해도 부분에서 다른 작사가분과 협업이 필요했다.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내가 아는 영어와는 다른 문화가 있으니 간극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며 “리릭 비디오의 번역도 직역이 아니라 실제 내가 곡을 쓰면서 느꼈던 감정 그대로를 의역했다. (노래에서) 직관적으로 느끼지 못한 분은 그런 콘텐츠를 통해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큐브를 떠나 1인 기획사에서 처음으로 홀로 만든 앨범인 만큼 이번 EP는 키노에게 있어 더욱 특별했다. 키노는 “(1인 기획사 설립 후) 좋은 앨범을 만드는 게 너무 중요한 목적이지만, 추가적인 고민이 생겼다. 기획적 면까지 고민하게 됐고, 그보다 중요한 건 디테일을 더 만질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커버에 있는 보라색이 앨범의 키 컬러다. 그런데 보라색에도 여러 색이 있지 않나. 이 보라색 하나를 정하는데도 미팅을 하면서 고민했다. 파주 인쇄소에 가서 한 페이지 한페이지 감리 보면서 색깔 변경하고, CD 제작 과정을 보고, 무광으로 할지, 구성품은 뭘로 할지 그런 과정들에 있어서 더 많이 디테일에 신경썼다. 그동안은 좋은 음악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만 신경 썼다면 소비자에 대한 디테일을 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들지?’라고 물어보면 네. 너무 힘들다.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쉽진 않은 것 같다. 가끔 ‘정말 잘 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한다. 혹시나 놓치는 부분이 많을까봐. 아직은 스스로 열심히 한 만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 하는 거니까 많이 부족하지 않나. 그만큼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고, 누구나 시작은 있으니 재밌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앨범에 대해 “진짜 제 자식 같다. 낳아본 적은 없지만”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키노는 앨범 제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마케팅 예산 분배”를 꼽았다. 그는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미치겠다. 이게 가장 힘든 것 같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반대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콘셉트 포토라고. 키노는 “너무 재밌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시도였다. 저희한테 보이지 않는 선이 있지 않나. 아이돌에 대한 기준, 잣대가 있다. 그 평준화된 선을 한 발짝 밟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키드를 하면서 ‘아이돌에서 아티스트가 됐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근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아이돌이고, 아이돌이 저의 정체성이다. 아이돌로 데뷔했고, 그게 진짜 제 성격이기도 하다. ‘아이돌을 벗어나고 싶다’, ‘(소속사를) 나오자마자 아티스트 행세를 하고 싶다’는 게 절대 아니다. 그냥 제 아티스트 적인 면모와 아이돌 적인 면모를 잘 결합해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가 1인 기획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키노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다. 물론 감사하게도 저한테 제안을 주신 곳들도 많고, 저도 미팅도 하고 고민도 했다. 그 미팅을 하면서 어떤 아티스트가 돼야 하고 어떤 음악 해야 하는지, 사람들은 나한테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목표까지 어떻게 도달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면서 돌아온 답변들은 저를 명확하게 했다.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에 가려면 이런 걸 해야 하고, 그러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도 행복할 것 같아’ 싶은 것들이 생각보다 리스키 하더라.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적이게 나한테 투자할 곳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럼 내가 해보자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전했다. 키노는 “아이돌적 면모와 아티스트 면모를 믹스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대중들이 저한테 새로움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와 동시에 거부감이 들지 않고 그런 괴리감을 줄일 수 있는, 포용할 수 있는 바운더리 안에서 제일 끝을 달리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 회사가 없었지만 저는 이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선택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를 세우면서 생긴 목표도 있다. 저희 회사가 최고의 레이블이 되기까지 장기적인 꿈을 꾸고 있다. 국내, 아시아, 글로벌에서 내로라하는. 말하자면 멋진 아티스트들을 육성하고 영입해 하이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가 되는 게 비즈니스적인 목표”라며 “그 이전에 가수로서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저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면서 사람들과 공감하고, 큰 공연장에서 노래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처음엔 경영적 측면을 거의 고민하지 않고 ‘어떤 아티스트가 돼야지’라는 생각만으로 겁 없이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를 세우고 책임감이 생기면서 사업을 준비하는 오랜 시간 동안 경영수업을 받는 등 많이 배웠다. 그런 과정에서 성취감도 많이 느꼈고, 성취감과 연결돼서 욕심이 많이 생겼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내가 만든 이 회사가 최정상에 오르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꿈이 하나 더 생겼다. 저한테는 네이키드가 페르소나”라며 “가수로서의 커리어에도 당연히 목표가 있다. 이번 코첼라에서 ‘내후년에는 퍼포머로 보자’는 말도 했다. 음악방송 1위 라거나 성과적인 목표도 당연히 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해외 시장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키노는 “어떤 면에서 그렇게 여기는지 이해한다. 음악부터가 영어 가사니까. 하지만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우리는 한국인인데 이 시장을 배척하고 가는 건 말도 안 된다. 무조건 (국내 시장은) 지키고 간다는 기조다. 그래서 투어 첫 번째 공연을 무조건 서울에서 열고 싶었고, 한국 팬들이 불편해할 만한 요소를 계속 제거하고 있다. 영어 가사 독해가 직관적으로 어렵다면 자막을 다는 등 최대한 불편해할 만한 걸 만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어떤 한곳에 집중한다기보다는 모두 놓치지 않고 가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잠을 못 자면서, 밤새 고민했다. 그런 걸 안쓰러워하는 것보다 그만큼 노력한 앨범으로 예쁘기 봐주시길 바란다. 소중한 앨범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들리고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네이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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