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쏟아진 강동구… '옆 동네' 하남 전셋값 덩달아 뚝

올해 '둔촌주공 재건축' 포함 줄줄이 입주 대기
인근 하남시 전세가격도 한동안 내림세 전망

서울 강동구의 입주물량이 늘자 경기 하남시의 4월 넷째주 전세가격 변동률이 수도권(0.07%)과 경기(0.06%) 평균보다 한참 낮은 -0.08%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올해 서울 강동구에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인근인 경기도 하남시의 전셋값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입주물량이 다수 발생하며 전세 수요자들이 하남에서 강동구로 시선을 돌리고 있어서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넷째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하남시 전세가격은 -0.08%를 기록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0.07%)과 경기(0.06%) 평균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말부터, 수도권 전셋값은 지난해 6월 말부터 1년 가까이 오름세를 보여왔다. 반대로 하남시 전셋값은 지난 2월26일(-0.10%)부터 9주 연속 하락세다.

강동구에서는 올 초부터 다수의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 1월 고덕동 고덕풍경채어바니티, 3월 상일동 e편한세상고덕어반브릿지, 6월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에 이사 행렬이 이어졌다. 오는 11월에는 1만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도 예정됐다.

올해 강동구와 하남시의 누적 전세가 하락률은 각각 -0.20%와 -0.98%이다. 서울 내에 저렴한 신축 전세가 대거 공급됨에 따라 인근 하남시에 거주하는 전세 수요자들이 서울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매물부족 현상을 보이는 와중에 하남시의 전세 매물은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하남시 전세 매물은 올 초(1월1일) 1187건에 비해 1.8% 늘어난 1209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 전체 매물은 4만75건에서 3만7084건으로 7.5% 줄어든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강동구를 비롯해 인근 지역의 전셋값은 한동안 내림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도 5주째 전셋값이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 9500가구 미니신도시급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입주할 당시 송파구 전셋값은 4개월가량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했고 인근 강동구도 상승세로 돌아서는데 약 9개월이 소요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 가격은 공급(입주) 물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며 "다만 부담이 덜한 수도권 중저가의 급매물들을 중심으로 부담 가능한 대출 한도나 이자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전월세 시장에서 매매로의 갈아타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