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원 4분의 3 체포한 엘살바도르… 헌법 어기며 재선한 대통령 무한신뢰[Global Focus]

이현욱 기자 2024. 5. 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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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막을 내린 1990년대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했던 중남미에서 최근 민주주의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이 2019년 취임 이후 줄곧 범죄자와 부패 행위자들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펼치면서 엘살바도르 치안을 극적으로 안정시킨 공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최근 엘살바도르에서 약 8만 명의 갱단원이 구금돼 있다면서 "전체 갱단원의 4분의 3이 체포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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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 중남미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범죄조직 소탕정책 성공 부켈레
인권 무시 논란에도 인기 상승
멕시코·브라질 ‘포퓰리즘’ 대세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연합뉴스

냉전이 막을 내린 1990년대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했던 중남미에서 최근 민주주의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지도자를 뽑아도 경제 및 치안 문제가 해결은 고사하고 되레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을 내세운 지도자들이 다시 득세하는 흐름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인권과 재정이 훼손되더라도 당장 안전과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는 지도자가 낫다는 게 대부분 중남미 국가들의 민심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강력한 범죄 조직 소탕 정책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지난 2월 재선에 성공했다. 헌법상 연임금지를 무력화해 논란이 일었지만 80%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2019년 취임 이후 줄곧 범죄자와 부패 행위자들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펼치면서 엘살바도르 치안을 극적으로 안정시킨 공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15년 인구 10만 명당 105.2건에 달했던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지난해 2.4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AFP통신은 최근 엘살바도르에서 약 8만 명의 갱단원이 구금돼 있다면서 “전체 갱단원의 4분의 3이 체포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구금 중 고문,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그간 갱단원의 갈취와 폭력 범죄에 수시로 노출됐던 국민은 부켈레 대통령에게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에 힘입은 부켈레 대통령은 대놓고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World’s Coolest Dictator)’라고 칭하며 사실상 권위주의로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면 독재뿐 아니라 퍼주기식 정책을 선호하는 중남미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 멕시코와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2018년 12월 집권한 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올해 물가 상승 우려에도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무려 20%를 높였다. 2022년엔 22%로, 40여 년 새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재집권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빈곤층 복지 확대와 소득세 감세 등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민주주의가 흔들리다 보니 권위주의에도 취약하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군부 통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멕시코(58%)로 조사됐다. 브라질은 3위(42%)를 기록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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