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등 4품목 할당관세 적용…“안방시장 내줄라” 산지 불안감

김민지 기자 2024. 5.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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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월 안에 배추·양배추·당근·포도에 할당관세를 신규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산지가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현재 각 품목에 적용되는 기본세율은 배추·양배추 27%, 당근 30%, 포도 45%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배추·포도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은 2011년 이후 처음이고 양배추·당근은 최근 10년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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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당근·포도 등에 도입
10년여만에 처음…이달 추진
중국·베트남산 수요잠식 우려
이미지투데이

정부가 5월 안에 배추·양배추·당근·포도에 할당관세를 신규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산지가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최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안정 관련 현안간담회’를 열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기재부는 농산물 4종과 마른 김 등 모두 5종에 신규 할당관세를 적용해 5월에 관세 인하분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도입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각 품목에 적용되는 기본세율은 배추·양배추 27%, 당근 30%, 포도 45% 등이다. 현행법상 할당관세는 세율을 최대 40%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 본지가 4월29일 확인한 결과 외국산 배추·양배추·당근은 0%, 포도 5%의 낮은 관세를 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물량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이들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10여년 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배추·포도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은 2011년 이후 처음이고 양배추·당근은 최근 10년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할당관세를 잘 도입하지 않던 품목에까지 이례적으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최근 가격 추이 때문이다. 4월29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들이 상품 한망당 1만388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4월 평균(8752원)보다 59%, 평년(9051원) 대비 53% 높다.

양배추는 8㎏들이 상품 한망당 1만71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6930원)·평년(6628원) 시세의 2.5∼2.6배 수준이다. 당근은 20㎏들이 상품 한상자 시세가 8만128원으로, 1년 전(4만5800원)보다 75% 높고, 평년(3만5781원)과 비교해선 2.2배 비싸다.

국내 산지 관계자들은 반발했다.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안 그래도 가락시장에 중국산 양배추가 밀고 들어오는데 할당관세까지 적용하면 수입업자들 배만 불리는 꼴”이라 지적했다.

4월29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양배추(383t)의 16%(63t)가 중국산이다. 앞서 26일엔 중국산 비중이 전체의 25.6%에 달했다. 국산 시세가 높아지자 4월12일을 전후해 중국산이 본격 반입됐다. 중국산은 국산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한성규 경남단감원예농협 팀장은 “5월에 경남 김해·창원·밀양 등지에서 시설봄당근이 쏟아질 텐데 할당관세로 시세가 처질까 걱정”이라며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생산비도 만만찮게 상승했다는 점을 정부가 헤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급한 불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국내 생산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섭 충남 예산농협 경제센터소장은 “정부가 중국산 배추 수입의 물꼬를 의도적으로 튼 셈인 만큼 향후 저가 외국산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생산비를 감당하지 못한 우리 농민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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