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채상병 실종 직후 '임성근 월권행위' 가장 먼저 따졌다
채 상병이 실종된 직후, 사단장이 폭우 속 수색 지시를 내린 게 법적 문제가 되는지 가장 먼저 따져본 사람,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내용을 해병대 수사단에 전달한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 인물인데요. 김 사령관은 임성근 사단장의 혐의를 상관에게 보고하고 그 후임까지 추려서 보고했습니다. 공수처는 지금과는 달라진 입장을 묻기 위해 오는 토요일(4일) 김 사령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김민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북 지역에 폭우가 내려 주민피해가 커지자 해병대 1사단 병력이 7월 17일 복구·수색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투입된 병력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곧바로 관할 육군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에도 작전통제권이 넘어간 지 12시간이 지난 뒤 임성근 해병1사단장이 서명한 작전명령이 하달됩니다.
채 상병이 속한 부대를 포함해 해병대병력의 작전을 부대별로 지시한 문건입니다.
월권이나 직권남용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 겁니다.
그런데 채 상병 실종 직후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지적한 사람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름 아닌 김 사령관의 군검찰 출석 진술을 통해서입니다.
김 사령관 스스로 당시에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을 불러 임성근 사단장이 권한 밖의 지시를 했는지 먼저 물었다고 진술한 겁니다.
김 사령관 진술에 따르면 박 단장은 그 자리에서 직권남용 가능성에 대해서 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김 사령관 자신이 임 사단장을 조사할 때 이 문제도 짚을 것으로 지시했다고 진술한 겁니다.
결국 김 사령관도 임 사단장의 책임 가능성을 처음부터 염두에 뒀던 것으로, 박 단장이 임 사단장을 경찰 수사 대상에 넣은 게 독단적으로 무리를 한 게 아니란 정황이 확인된 겁니다.
특히 김 사령관은 자체 수사가 마무리된 지난해 7월30일 당시 해군참모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과 임 사단장의 후임 후보군까지 구두보고했었단 사실을 군검찰에서 밝혔습니다.
이렇게 김 사령관도 처음부터 당연하게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봤던 임 사단장의 혐의는 다음 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경찰에 사건을 넘기는 걸 보류하라고 지시하면서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기정사실로 알려졌던 임 사단장의 사의 표명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이후 김 사령관은 임 사단장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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