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꿈의 무기’ 아세요··· ‘레일건’ 초속 2km·사거리 200km 표적 파괴[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5.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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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포기한 마하7 레일건 개발” 주장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프랑스서 첫 등장
가공할 위력·가성비 탁월해 게임체인저
日 세계 처음 레일건 해상사격시험 실시
미 해군이 미래형 무기로 개발하다 포기한 레일건 체계. 사진 제공=미 해군
[서울경제]

최근 중국 해군이 전자기력으로 포탄을 초고속 발사할 수 있는 전자기 ‘레일건’을 개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화제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온 막강한 위력을 지닌 레일건의 포탄은 음속(초속 340m)의 6배에 달하는 초속 2㎞로 발사되며, 100~200㎞의 표적을 눈깜짝할 사이 파괴할 위력으로 ‘꿈의 무기’로 불린다.

엄청난 사거리와 가공할 위력으로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데, 일본 역시 사격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해군공과대학 전자기에너지 국립핵심연구소팀은 마하7(음속 7배) 속도로 날아가는 레일건 포탄을 연속으로 120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어 연속 사격 중에도 이 무기는 사격 정확도를 유지했고, 유사한 연구는 이전에 공개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연구팀은 논문에서 “전쟁 무기들은 화학 동력에서 전자기 동력으로 천천히 전환하는 추세로 연속 발사 속도는 전자기 레일 발사 시스템의 전투 효과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며 “이 획기적인 발전은 전자기 레일 발사 시스템이 이제 중단 없이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발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화약 폭발력 대신 전자기력으로 발사

연구팀은 연구 성공의 비결로 10만개 이상의 구성요소 지점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정교한 측정과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 AI 시스템은 복잡하고 극한의 조건에서 작동하는 기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밀리초(1000분의 1초)로 단축했다.

중국 해군은 이 무기가 해양 패권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또 미 해군은 레일건에 막대한 자금과 수십 년의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2021년 개발을 포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레일건은 화약의 폭발력 대신 전기의 힘만으로 탄환을 날려보내는 방식을 채택한 무기다. 전기에너지를 이용, 금속 탄자를 전자기력으로 가속한 뒤 발사한다. 이렇게 발사된 탄환이나 미사일은 궤도를 따라 비행한다.

특히 레일건의 포탄은 음속(초속 340m)의 6배에 달하는 초속 2㎞로 발사된다. 100~200㎞ 목표물까지 정밀 타격해 파괴하는 게 가능하다.

화약이나 화학에너지가 아닌 전자기력을 이용해 발사체나 미사일이 궤도를 따라 날아가도록 해 일반 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먼 거리에 도달한다. 이처럼 레일건 개발의 핵심은 연속 사격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군에게는 핵심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

미 해군 함정에 장착된 레일건 시제품.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사실 레일건의 개념이 등장한 건 꽤 오래됐다.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중인 1917년에 프랑스의 발명가 앙드레 빌플레가 튜더 배터리사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작동하는 시험모델을 만들었다. 1919년 3월엔 기초적인 형태의 레일건을 공개하면서 ‘전기를 이용해 물체를 추진시키는 장치’라고 명명하고 미국에 특허출원해 1922년 7월에 특허로 등록했다.

이때 구상된 레일건은 현대의 레일건과 별반 다르지 않은 구조로 사실상 현대 레일건의 개념이 20세기 초에 완료된 것이다. 하지만 1918년 11월에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당시 레일건 기술력과 실용성 상당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미국의 레일건 기술 개발은 1985년 국회 국방과학위원회의 주요연구 발표 이후 미 육군과 해군, 그리고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지상전투차량(장갑차·전차 등)을 위한 레일건을 개발하도록 임무가 주어지면서 본격화했다. 2008년 1월에 미 해군은 레일건을 통해 10.64 메가줄의 에너지로 탄환을 발사해 2520m/s의 속도로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성과를 도출했다.

美, 기대 이하의 발사 속도로 포기

2016년에는 미 해군이 세계최초로 기내에서의 레일건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내부가 넓은 고속수송선인 JHSV USNS Trenton (JHSV-5/T-EPF-5)에서 시행됐고 일정 부분 성공적 결과를 얻었다.2017년엔 미 해군에서 첫 시험 운용을 실행했다. 실제 무기체계에 탑재한 건 아니고 단순 시험사격 수준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까지 미군의 줌왈트급 구축함에 실전 배치를 목표로 연구를 계속 진행했지만, 1조 원이 넘는 예산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10년 이상 추진해온 레일건 개발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미 해군은 분당 발사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등 문제를 겪었다. 레일건은 분당 발사 속도가 기대치(10발)에 훨씬 못 미치는 4.8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21년 7월 미 해군은 레일건 개발을 포기했다.이 때문에 줌왈트급 구축함의 레일건 함포대체는 취소됐고, 동시에 HVP극초음속탄의 개발 또한 취소됐다.

일본 자위대가 공개한 레일건.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반면 일본은 레일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방위성 산하 방위장비청은 최근 레일건 연속 사격 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레일건 연구는 안정성 등을 착수하는 단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장비청은 지난해 5월 직경 40㎜, 무게 320g의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중형 전자기 레일건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세계 최초로 레일건의 해상사격시험을 실시해 탄약의 비행안정성 시험도 마쳤다.

일본이 레일건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은 마하 5(시속 6120km)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미사일 요격할 유일한 무기 체계는 마하 6 이상의 레일건이라는 판단에서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 적대국들이 변칙궤도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 같은 일본의 행보에 일조하고 있다.

프랑스, 초속 2~3km급 함포용 레일건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레일건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레일건 개발과 연구결과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개발은 양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소(ISL)에서 1987년부터 시작해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는 ‘레일건 개발 프로젝트’가 2017년에 공개된 것이 전부다.

이때 공개한 레일건은 페가수스(Pegasus)라고 명명된 트럭 탑재형으로 포구초속은 2.5km였다. ISL에서는 ‘RAFIRA’라고 불리는 대함용 레일건을 함께 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RAFIRA는 분당 발사속도 5발, 100g의 탄환을 2.4km/s의 속도로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2023년 7월에 프랑스 국방조달청은 포구초속 2~3km급의 함포용 레일건 조달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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