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는 K-배터리, `IRA 동아줄`에 간신히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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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1분기에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로 일제히 경제적 진통을 겪었다.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올해 1분기에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분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확신하는 데다 IRA의 세액공제 혜택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미국 내에서의 투자를 지속하고 확대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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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투자·시장전략조정 시간 벌어
실적 부진에도 美 투자 확대 방침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1분기에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로 일제히 경제적 진통을 겪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액공제 혜택이 없었다면 손실은 더 심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올해 1분기에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분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난해 1분기부터 AMPC를 반영했고, 삼성SDI는 이번 분기에 처음 반영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에 대해 kwh 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이다. 북미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둔 배터리 업체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 감소했다. 여기에는 AMPC 금액인 1889억원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31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배터리 제품 전략으로 다른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낮았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8% 감소한 267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처음 467억원의 AMPC를 반영한 것은 회사 순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2000억원 초반대로 감소하는 만큼 현재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SK온은 올 1분기 영업손실 3315억원으로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385억원의 AMPC는 SK온에게 그마나 숨통을 트이게 해줬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SK온의 적자 폭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IRA AMPC는 국내 배터리기업들에게 1분기 실적 악화를 상당 부분 보완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보조금이 실적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지만 더 큰 손실을 막고 필요한 기술 투자와 시장 전략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벌어줬다"고 평가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캐즘'(성장 전 일시적 침체기) 국면에 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북미 투자는 이어갈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확신하는 데다 IRA의 세액공제 혜택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미국 내에서의 투자를 지속하고 확대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의 합작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캐펙스를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장 후 역대 최고 수준인 약 5조~6조4000억원까지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 역시 올해 예정된 7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도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 투자 중 부담이 가장 큰 부분인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와 현대차 북미 합작법인 프로젝트 자금은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 자금이나 다양한 외부 파이낸싱 옵션을 상세 검토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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