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비’ 거의 안 내”… 트럼프 주장 사실일까

박수찬 2024. 5. 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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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들(한국)은 돈을 거의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직접 거론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방위비를 제대로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은 상당한 액수의 방위비를 직간접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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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주한미군에 3조4000억 직간접 지원
1991년부터 11차례 양국 간 SMA 타결
2021년 1조1833억원 지원… 매년 증액
일각 “美 정치권에 지원 규모 설명 중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들(한국)은 돈을 거의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직접 거론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방위비를 제대로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은 상당한 액수의 방위비를 직간접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1일 국방부가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5조는 ‘미국은 한국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SOFA 내용대로라면 주한미군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미국이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1980년대 미국이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동맹국들의 경제가 발전하는 국면이 전개되자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운영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분담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은 이에 미국과 1991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맺고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동맹의 요청을 수용해서 주한미군을 특별히 지원한다는 뜻이었다. 이후 11차례에 걸쳐 한·미 간 SMA가 타결됐다. 제11차 SMA는 2021년에 이뤄졌다. 당시 합의한 2021년 분담금은 1조1833억원(약 8억5313만달러)이었으며, 그 이후부터는 한국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증액되고 있다.

방위비분담금은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로 구성되어 있다. 인건비는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에 대한 비용이며, 군사건설비는 훈련장·숙소·교육시설·작전 및 통신시설 등에 대한 것이다. 군수지원비는 탄약저장과 정비·수송 등에 대한 부분이다. 방위비분담금 외에도 주한미군 통신선과 합동지휘통제체계(C4I) 사용 지원, 기지 주변 정비, 카투사(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병력 지원 등이 정부 지출 형식으로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지원되고 있다.

정부지출이 이뤄지지는 않지만 주한미군에 비용 절감효과를 제공하는 형태의 간접적 지원도 적지 않다. 관세와 내국세·지방세를 비롯해 석유 수입 및 판매 관련 세금과 도로·항만·공항·철도 이용료 등이 면제 또는 감면되고 있다. ‘2022 국방백서’에서는 이 같은 요소를 모두 종합한 주한미군 주둔 관련 직간접지원 규모를 3조4000억원(2021년 기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주한미군이 반환한 기지에 대한 토양오염정화 등의 한시적 비용까지 합치면, 주한미군 주둔 지원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한국 정부가 기여하는 지원규모와 내용을 미국 정치권에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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