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조 “노사협의회 비민주적 운영…근로자위원 출마 검토중”

박태우 기자 2024. 5. 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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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5년 만에 '쟁의행위'를 시작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우목 노조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은 4월24일 경기 용인 전삼노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노사협의회 임금조정 결과에 직원들이 동의했다면 노조도 인정했겠지만, 사원대표들은 동의 여부 설문조사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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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목 위원장·이현국 부위원장 인터뷰
“임금 더 덜라는게 아니라 민주적으로 결정하자는 것”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손우목 위원장(왼쪽)·이현국 부위원장이 23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한겨레>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삼성전자 창립 55년 만에 ‘쟁의행위’를 시작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우목 노조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은 4월24일 경기 용인 전삼노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손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요구가 있어 오는 6월 열릴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며 “당선돼 활동하더라도 회사가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직원들의 대의기구”라며,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사원대표들과 해마다 임금인상률을 비롯한 노동조건을 결정해왔다. 전삼노는 노사협의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 부위원장은 “노사협의회 임금조정 결과에 직원들이 동의했다면 노조도 인정했겠지만, 사원대표들은 동의 여부 설문조사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이 “회사 편에 서 있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근로자위원들이 인사평가에서 상위 고과를 배정받고 있고 매달 활동비도 지급받는다”며 “조합원이 근로자위원에 당선되면 노사협의회의 이런 문제점을 직접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평가에서 근로자위원에게 일률적으로 상위 고과를 배정하지 않고, 근로자위원이 직원과의 티타임 등 비용을 신청하면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삼노에 대한 노동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지난해 말 1만명이었던 조합원 수가 3배 가까이 늘어 지난 30일 기준 2만8천명에 육박한다. 조합원 소통목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접속자와 조회수가 늘어 광고까지 붙었다. 2019년 설립 초기부터 ‘스태프’로 활동했던 두 사람은 지난달 1일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하러 찾아가자는 노조의 제안에 조합원 30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을 때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4년 넘게 노조하면서 직원들이 언젠가 얼굴을 드러내고 나오는 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모여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휴가 내고 천안에서, 수원에서 모여주셨다. 그때 감동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손 위원장도 “예전엔 이름을 공개하는 것도 꺼렸지만, 이제는 사무실에 노조 기념 모자를 걸어둘 수 있게 됐다”며 “조합원들 스스로 조합원 숫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어 더 많은 동료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삼노의 쟁의행위를 두고 ‘고임금 노동자의 무리한 요구’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이 부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이 결렬될 당시 노조가 6.5%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교섭 결렬 책임도 아무런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회사 쪽에 있다”고 밝히는 한편 “노조의 요구는 임금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인 방식으로, 정당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쟁의행위 돌입에도 회사 쪽에선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이 부위원장은 1일 “회사는 노조와 소통하겠다고 하지만 교섭하자고 밝힌 적도 없고, 회사가 교섭안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노조도 나설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4월17일 사내 첫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4일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가 있는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문화행사’를 연다. 손 위원장은 “지난 집회가 직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였다면, 이제는 시민들과 함께 즐기면서 우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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