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79> 통영 두미도 천황산

이창우 산행대장 2024. 5. 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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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곳곳이 한려수도 뷰 포인트…島島한 자태에 푹 빠지다

- 북구 선착장 회귀 약 9㎞ 코스
- 학의 머리 닮은 정상 등 오르면
- 남해도·사량도·욕지도 파노라마
- 20여 m 높이 ‘투구바위’ 눈길
- 산허리 순환 9.29㎞ 둘레길도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경남 통영시 욕지면의 두미도(頭尾島) 천황산(天皇山·471m)을 소개한다. 천황산은 통영의 수많은 섬 산에서 가장 높으며 정상은 천황봉(天皇峰)이라 한다.

두미도 천황산은 통영의 여러 섬 산 가운데 가장 높다. 정상인 천황봉에서 남쪽으로 선 취재팀 발아래에 짐승 꼬리를 뜻하는 독뫼섬 뒤로 상·하노대와 욕지도 등 크고 작은 섬이 황사로 희뿌옇게 보인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드론 촬영).


▮큰 머리에 꼬리가 달린 섬

섬 모양이 꼬리 달린 짐승의 머리와 닮아 두미도라 했다. 취재팀이 지형도를 펴놓고 보니 가오리 같기도 하며 올챙이를 닮기도 했다.

‘사람 머리’를 닮아 주민들은 인수바위라 부른다는 ‘투구 바위’.


이웃한 욕지도에서 두미도를 보면 ‘천황산이 곧 두미도’라 할 만큼 천황산은 원추형 산세로 치솟았으며, 정상은 뾰쪽한 새 부리를 닮아 그 모양이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을 떠올리게 했다. 동·서로는 산세가 가파르나 남·북으로는 투구봉(333m)과 정상을 거쳐 동뫼섬까지 능선이 연결된다. 11㎞ 해안은 남구와 북구 선착장을 제외하면 바위 벼랑에 배 댈 곳이 마땅치 않아 주민 대부분은 남구와 북구마을에서 생활한다. 두미도의 본래 이름은 ‘미륵이 머물다 간 섬’을 뜻하는 ‘둔미(屯彌)섬’이라 하며 마을에서는 ‘디미섬’이라 부른다.

섬에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두 개 있다. 굴밭기미와 절개 샘인데 여름에는 이가 시릴 만큼 찬물이, 겨울에는 따뜻한 샘물이 나온다 한다. 남구 마을의 굴밭기미샘은 바위틈에서 석간수가 흘러내리며, 절개샘은 북구 선착장 옆에 있다. 절개 샘은 장군수라 불리는데 통영지역에서 ‘아기장수’ 전설로 내려오는 설영장군이 마신 물이라 한다. 천왕봉 아래에는 장군의 발자국인 장군바위가 있으며, 수우도에는 그를 모신 사당에서 해마다 동제를 지낸다.

빈 섬으로 있다가 1897년 남해도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살다 보니, 섬은 통영시에 속하지만 생활권은 사천시(옛 삼천포)와 가깝다. 삼천포 장날에 맞추어 장을 보고 잡은 수산물은 삼천포에 가서 내다 판다. 2013년 천황산 산허리를 한 바퀴 도는 9.29㎞ 순환 임도를 뚫었다. 걸어서 3시간 30분 안팎 걸리는데 천황산 등산과 함께 둘레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미도 안내도의 투구봉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주민을 만났다. 학리에서 태어났고 1, 2년 객지에 나간 거 말고는 80 평생 학리에 살았다는 곽상평(81) 어르신의 증언은 마을 뒤 가운데 봉우리가 천황봉이며, 오른쪽은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표기한 투구봉을 ‘사람 머리’를 뜻하는 인수봉(人首峰)이라 한다 했다. 또한 투구봉은 사동마을과 사이에 솟은 왼쪽 능선의 봉긋한 봉우리를 지칭한다고도 했다. 근교산 취재팀은 이정표와 안내도 등의 혼동을 줄이고자 국토지리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를 따르기로 한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두미도 북구 선착장~두미섬 옛길(설풍마을 1.6㎞ 이정표)~남해 민박~임도(설풍마을·북구마을 갈림길)~투구봉 갈림길~투구봉~투구 바위~천황산 정상~전망대~남쪽 전망대·동쪽 전망대 갈림길~‘전망 좋은 곳’ 전망대~ 186봉~남구 마을·북구 마을 갈림길~임도~청석 덱 전망대~임도~남구 마을~북구 마을 선착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산행 거리는 약 9㎞이며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조망이 워낙 빼어나 산행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바다 누리호를 타고 통영항을 출발한 뒤 두미도 북구 선착장에서 내린다. 북구는 설풍 고운 학리 사동 네 개 마을을 포함하며 선착장은 학리 마을에 있다. 바다에서 보면 학이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형상으로 천황봉이 학의 머리라 한다. 마을 뒤 가운데 우뚝한 봉우리가 취재팀이 올라야 할 천황산 천황봉이다. 선착장에는 두미도 옛길 안내도가 있으며 산행은 오른쪽 남구마을(6.6㎞)·설풍마을(1.8㎞) 방향이다.

▮천황봉 정상, 다도해 조망

천황봉을 오르는 짙은 숲 그늘 길.


먼저 설운 장군이 목을 축였다는 장군수에서 청량수를 한 모금 마시고 떠난다. 샘은 선착장에서 70m 떨어져 있는데 왼쪽 양지연수원·낚시·편의점을 지나면 나온다. 천황산을 향해 출발한다. 설풍마을 이정표를 따라 마을 편의점과 정자를 지난다. 선착장 끝 두미도 옛길 이정표에서 설풍마을(1.6㎞)은 왼쪽으로 꺾는다. 남해 민박을 지나 동백 숲을 빠져나가 돌계단을 올라간다. 10분이면 콘크리트길인 두미도 순환 임도에 닿는다. 오른쪽 설풍마을로 간다.

3, 4분이면 나오는 욕지 두미도 산길 안내판 갈림길에서 왼쪽 투구봉 정상(1.0㎞)으로 임도를 벗어난다. 완만한 길은 숲속을 파고든다. 산길을 알리려는 좋은 뜻으로 설치했겠지만, 나무에다 바로 못을 박은 ‘등산로’ 팻말이 눈에 거슬린다. 길섶에는 무늬가 선명한 감청색 잎 아래 자주색 족두리꽃을 숨겨 놓은 족두리풀이 많이 보인다. 등산로는 차츰 가팔라지면서 동백나무 터널을 지난다. 약 30분이면 국토지리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에 표시한 투구봉을 돌아간다.

염소를 방목할 때 설치한 철망 울타리를 따라 완만한 능선을 타고 5분쯤 더 가면 20여 m 높이 암봉이 나온다. 학리 주민이 인수봉이라 했던 바위인데, 지형도에 투구봉으로 나와 있어 모두 투구 바위로 알고 있다. 바위에 올라서면 동서남북 조망이 열리지만 답사 때 황사가 심해 멀리 볼 수 없었다. 현재 이곳까지만 등산로를 정비해 놓았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천황봉까지 선답자가 남긴 발자국 흔적이 뚜렷한 데다 바위에 표시된 ‘화살표’와 산악회 안내 리본을 참고하며 간다. 바위 능선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노란 줄이 산길을 안내한다. 소사나무 군락을 지나 15분이면 벼랑 위 바위 전망대에 선다. 정면에 까마득하게 치솟은 천황봉을 보며, 전망대를 왼쪽으로 돌아 안부에 내려선다. 신기하게도 감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 직벽으로 보였던 천황봉을 치고 오른다. 꽃망울을 터트린 동백꽃이 힘내라는 듯 배시시 웃는다.

숲 그늘의 너덜을 통과하면 바위 전망대에 올라선다. 다시 전망 좋은 바윗길을 탄 뒤 로프가 걸린 V자 홈통을 거쳐 30여 분이면 천황산 정상에 선다. 바다 누리호 취항, 안전 운항 기념으로 세운 천황봉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다. 조망은 일망무제란 표현이 아깝지 않다. 북서쪽으로 신기루처럼 정상부만 솟은 남해도의 금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수우도와 사량도 추도 연화도 상·하노내도 욕지도 등 크고 작은 섬이 황사 속에 희뿌옇게 펼쳐진다. 남쪽 욕지도를 보며 하산한다.

정상부를 떠받치는 바위 벼랑을 돌아 돌담 능선을 걷는다. 20분이면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는 편평한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발아래 짐승 꼬리를 닮았다는 독뫼섬이 보인다. 주민들은 개가 쪼그리고 앉은 모습이라 해 ‘개 바위’로 부른다. 8분이면 이정표 갈림길에서 오른쪽 남쪽 전망대로 향한다. 왼쪽은 동쪽 전망대 방향인데 남구·북구선착장으로 곧장 내려간다. ‘전망 좋은 곳’ 팻말이 걸린 전망대와 186봉에 세워진 두미도 어장 감시 카메라를 지나 약 30분이면 남구마을(0.9㎞)·북구마을(5.7㎞) 갈림길에 닿는다.

여기서 능선을 직진하면 임도에 떨어지고 이내 청석 덱 전망대에 도착한다. 상·하노대도와 욕지도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임도로 나와 오른쪽 남구마을로 향한다. 14분이면 남구마을 선착장 갈림길을 지나 북구마을(2.5㎞)로 향한다. 사량도를 보며 순환 임도를 따라 45분이면 북구마을 선착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두미도 배편 환승 힘들어 당일산행 땐 자차 이용을

당일 산행은 대중교통으로 두미도 배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234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터미널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비 유료.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통영종합버스터미널로 이동해 시내버스로 환승한다.

서부터미널에서 통영 직통 버스는 오전 6시10분 6시40분 7시10분 7시50분 8시30분 등에 출발한다. 약 1시간30분 소요. 터미널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로 환승한다. 많은 시내버스가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방향으로 간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두미도 가는 배는 하루 두 번 있다. 화·수·금·토·일요일은 1항차는 오전 6시51분(약 1시간20분 소요) 2항차는 오후 2시20분(약 2시간 소요)에 떠난다. 두미도 북구선착장에서 내린다. 월·목요일 배는 욕지도를 경유하나 출발시간은 같다. 삼천포 장날(매월 4·9·14·19·24·29일)에는 1항차만 운행한다. 오전 6시51분 출발한다. 약 2시간 소요. 탄항 상·하노대 산등 두미도 남·북구를 경유해 삼천포항으로 간다.

산행 뒤 두미도에서 통영항으로 나가는 배편은 화·수·금·토·일요일은 남구 선착장에서는 4시9분께, 북구선착장에서 오후 4시20분께 출발한다. 월·목요일은 남구선착장은 4시26분께. 북구선착장은 오후 4시37분께 있다. 삼천포 장날에는 삼천포항(오후 2시20분)에서 출발해 두미도 북구선착장은 오후 3시25분께, 남구선착장은 오후 3시36분께 도착해 통영항으로 간다. 통영종합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직통버스는 오후 5시25분 5시55분 6시25분 7시 7시20분 7시45분 밤 10시(심야)에 있다.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두미도로 가는 배편과 통영항으로 나가는 배편은 따로 예약을 받지 않는다. 당일 선착순으로 배표를 판다. 출항 시간 등을 ‘한솔해운(055-645-3717)’에 꼭 확인한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통영항 터미널주차장 건너편 통영식당(055-647-0118)이 괜찮다. 멸치는 봄이 제철인데 멸치 쌈밥을 주문하면 멸치회도 곁들여 나와 입맛을 돋운다. 멸치 쌈밥(사진) 1만5000원. 2인 이상. 두미도에는 식당이 따로 없다. 민박집에 식사 예약을 하면 가능하다. 남해민박 (010-2088-3722) 강민박(010-9855-6784)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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