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 "배우 10년차 됐지만 도전 계속… 집요함과 성실함이 제 무기"[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4. 5. 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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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서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1인자 장동철 역 
배우 이동휘/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이동휘가 색다른 빌런 역을 맡아 영화 '범죄도시4'에 합류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차무식(최민식)을 끝내 배신하는 양정팔 역을 통해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2015)의 유동룡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제대로 벗은 이동휘는 '범죄도시4'에서 천재 CEO로 알려져 있지만 필리핀에 거점을 둔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의 운영자이자 비열한 실체를 숨긴 이중적 인물 장동철 역을 맡아 풍성한 캐릭터의 매력을 발휘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동휘와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동휘는 이날 인터뷰에서 '범죄도시4'에 캐스팅 됐던 순간의 기쁨과 마동석과 한 작품을 다시 한번 협업하며 느낀 소감, 최근 방영을 시작한 '수사반장 1958' 촬영 소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열심을 다 한 두 가지 작품을 동시기에 내놓으며 설렘과 긴장을 오가는 이동휘의 두근거림이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 제대로 느껴졌다.

"마동석 선배님과 영화 '브라더'에서 형제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어요. 코미디 장르였기에 동석 형과 재미있게 옥신각신 호흡을 이뤘죠. 2016년 촬영 당시 선배님이 가지고 계신 구상과 계획을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때 '이 작품이 끝나면 '범죄도시'라는 영화를 찍고 앞으로 또 어떤 영화를 찍을 거다'라고 말해주셨는데 지금 보니 신기하게도 그때 계획을 90% 이상 달성하셨더라고요. 동석 형님을 뵐때마다 본인의 계획을 하나씩 실행하고 이루고 계신 걸 보면 정말 놀라워요. '범죄도시' 1편 개봉당시 시사회 뒷풀이 때 '동석 형님, 코미디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꼭 만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수년이 지난 후 4편의 캐스팅 제안을 주셨어요. '브라더' 이후 동석 형께 제가 가진 고민도 말씀 드리고 엄살도 피우고 많이 기댔었는데 막상 캐스팅 제안을 주시니 너무 놀라고 기뻤죠. 제가 사랑을 많이 받은 캐릭터는 응팔의 동룡이 같은 코믹한 캐릭터였는데 그 반대되는 인물을 제안해주셨으니까요."

이동휘가 연기한 장동철은 천재 CEO의 탈을 쓴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운영자이자 비열한 실체를 숨긴 QM홀딩스의 대표다. 타고난 천재성을 이용해 검은돈을 버는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인 황제 카지노의 오너다. 카지노를 정리하고 직접 개발한 코인을 상장시켜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을 통해 더 큰돈을 만지려는 새로운 판을 계획하고 있는 인물이다. 

배우 이동휘/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장동철의 서사는 극중 생략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주연과 조연이 나눠져 있다고 볼 때 주연배우는 뭔가 유리하죠. 기승전결의 서사도 분명하고 전사도 설명이 되어있고요. 대부분 조연의 포지션은 점프된 순간에서 할애된 분량 안에서 표현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요. 설명이 생략된 걸 압축해서 보여드려야 하죠. 그런 면에서 볼 때 장동철의 전사는 딱 적당했다고 생각해요. 김무열 선배가 연기한 백창기가 메인 빌런이었고 장동철은 그를 서포트하는 정도의 포지션이었죠. 대신 관객들께 장동철의 탄탄한 느낌을 드리기 위해 그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만들었어요. 그가 백창기를 바라보는 태도와 눈빛 등에 많은 것이 드러나죠. 장동철은 백창기를 보며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것에 대한 동경을 하고 있지만 또 그를 이용하고 쓸모가 없어지면 언제든 버릴 생각이죠. 이 인물은 모든 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고 친구조차 돈으로 사서 옆에 두려는 인물이고요."

열심히 창작해낸 장동철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동휘의 설명이 조금 더 이어졌다. 영화 내내 톰 브라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이유에 대해서도 "소유욕에 대한 광기가 있는 인물이라는 설정이었다. 브랜드를 하나 살 때도 한 벌이 아닌 풀세트로 갖추려는 인물인 거다. 애초 피규어와 프라 모델을 사무실에 꽉 채워 전시한 인물로 설정했지만 저작권 문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자신이 스스로 그린 그림에 대해 애착하는 인물로 정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그림 중 자화상을 제외하면 실제로 제가 그린 그림이기도 하다. 오늘 처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동휘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하고 좀 더 넓은 쓰임새로 캐스팅해준 또 다른 사람은 최근 선보인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다. 영화 '공조'의 박명호 역 캐스팅 당시에도 '이동휘에게 유동룡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며 과감히 서브 빌런 역에 캐스팅하기도 했었다. 

"이번에도 김성훈 감독님이 김상순 역을 제안해주셨어요. 김성훈 감독님도 저의 개인적 고민과 다양한 캐릭터를 향한 욕구 등에 대해 잘 인지해주시는 감독님이신데 저에게 너무 감사한 제안을 해주셨죠. 보통은 한번 성공한 캐릭터와 유사한 제안을 많이들 해주시는데 김 감독님은 주위 반대도 무릅쓰고 저에게 과감한 제안을 주세요. 덕분에 제가 새로운 캐릭터들에 도전할 수 있고요. 특히 김상순 역은 '범죄도시4'와는 비주얼적으로 큰 차이를 두려고 했어요. '수사반장 1958'에서는 정의롭고 선한 인물이에요. 앞으로 날다람쥐 같은 모습과 다양한 액션 연기를 많이 보시게 될 거에요."

이동휘 스스로는 배우로서 자신의 현 위치에 대해 겸손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최근 '카지노'의 성공이후 사실 충무로와 방송가에서는 개성적인 연기를 펼치면서도 연기력에 있어서는 절대적 경지를 보여주는 유해진, 박희순 등 선배 배우들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단연 이동휘를 꼽고 있다. 캐릭터에 있어서는 다양한 변주를 주면서도 한발 한발 도전하는 성실성마저 겸비할 수 있었던 이동휘만의 원동력이 궁금했다. 

"저도 신세한탄만 하며 지낸 시간이 있어요. 학생일 때도 그랬고 영화계에 들어오고 나서도 그랬죠. 왜 나는 여기 머물러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아버님의 가정 교육이 항상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절대 안주하지 말고 요행도 바라지 말고 계속해서 행동하라'고 하셨어요. 그동안 공연이나 뮤지컬, 패션 사업 등의 제안도 받아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한편으로는 고지식한 사람이에요. 오직 연기만 보며 가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연기가 더 깊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독립영화 감독님들을 찾아 다녔어요. 집요함과 근면성실함은 이미 가정교육을 통해 몸에 베어 있었죠. 발품을 팔고 돈을 모아서 독립영화들을 찍으며 느끼는 건 역시 두드리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아버님 말씀이 맞았죠."

배우 이동휘/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이동휘는 올해 배우로서 10년차를 맞았다. 돌이켜 보면 그가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그를 유일하게 일으켜 세워준 것은 명작 영화들과 주위 동료들의 작은 격려였다. 

힘들 때마다 저를 일으켜 주고 힘이 나게 해준 건 명작 영화들이었어요. '여인의 향기'나 '바튼 아카데미' 같은 영화들을 보면 뜨거운 감동, 삶을 향한 희망을 얻잖아요. 저 또한 그런 위대한 영화들을 언젠가 꼭 찍고 싶어요. 제가 그 작품들을 차근차근 쌓아놓고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 또 다른 누군가도 그런 감정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기 100% 전형으로 서울예전에 들어갔을 때 저에게 좋은 배우가 될 서라고 말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아무도 서로에게 확신을 못주는 막연한 상황이었죠.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영화와 드라마를 찍고 여기까지 왔을 때 '이동휘는 스펙트럼이 좁다. 그 친구가 그걸 해낼까'라는 말을 듣고 있어요. 계속 챌린지의 반복이죠. 그럼에도 도전하며 버티고 있어요. 그래도 제 옆에서 '지금까지 이룬 것이 대단하다', '그동안 멋지게 잘 오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주위 동료들, 그리고 이런 인터뷰 현장에서의 기자들, 팬분들의 응원이 소중한 토양이 되요. 저를 존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에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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