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FAANG은 옛말, DONDA가 온다

최연구 (과학문화칼럼니스트·필로 스페이스 고문) 2024. 5. 2. 02: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연구 과학문화칼럼니스트

주식과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FAANG(팡)이란 용어는 들어봤을 것이다. 연원을 추적하면 2013년 9월 미국 경제채널 CNBC에서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이니셜을 딴 FANG이 처음 언급됐다. 이후 2015년 월가에서 당시 시가총액 1위 애플을 추가해 FAANG이라고 불렀다. 9년이 지난 지금 FAANG은 옛말이 됐다.

미국에서는 인터넷기업 트위터, 구글, 애플 아이폰, 페이스북을 묶어 TGIF라 불렀고 미국을 위협하는 경제대국 중국에서도 빅테크들이 두각을 나타내자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가리키는 BAT(바트)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2019년 미국 빅테크가 그래도 견고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선두 네 기업에 주목했다. 애플과 애플에 이어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그리고 구글이었고 이니셜을 따 MAGA(Microsoft, Amazon, Google, Apple·마가)라 불렀다. 이후 FAANG에 포함된 페이스북, 넷플릭스가 실적악화로 선두그룹에서 이탈한 반면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2020년부터 주가가 급상승했다. 이에 테슬라를 포함한 MAGAT(마가트)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신조어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했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승리하자 NH투자증권은 BIDEN(바이든)을 투자키워드로 제시했는데 이는 미국 제조업(Buy America) 인프라(Infra) 디지털(Digital) 환경(Environment) 차세대 기술(Next Generation Tech)을 가리킨다. 유망분야로 꼽히는 바이오(Bio) 배터리(Battery) 인터넷(Internet) 게임(Game)산업을 묶어 BBIG라 부르기도 했다.

잊혔던 FAANG은 2022년 FAANG 2.0이란 용어로 부활했다. 이번엔 기존 빅테크가 아니라 F(연료, Fuels) A(우주·항공, Aerospace) A(농업·식량, Agriculture) N(원자력·재생에너지, Nuclear) G(금·광물, Gold) 등 떠오르는 유망분야를 통칭한다. 저성장과 불황이 계속됐지만 빅테크들은 나름 선전했다. 글로벌 증시침체에도 2023년 시장을 주도한 것은 M7이라 불린 기술주 기업이었다. 서부영화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을 패러디한 용어로 애플, MS,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 7개 기업을 가리킨다. 하지만 M7 시대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잘나가던 테슬라는 하향세에 접어들었고 시총 1위 애플도 중국 시장의 매출감소, AI(인공지능) 경쟁에서 부진 등으로 1위 자리를 MS에 내주는 등 균열이 생겼다. M7을 M4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24년 단연 눈에 띄는 변화는 AI와 반도체의 강세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가 워낙 강세라 독주를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DONDA'(돈다)에 주목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FAANG, MAGA를 대체할지도 모를, 떠오르는 유망 기술기업 5개사를 말한다. D는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 O는 생성형 AI를 선도하는 오픈AI, N은 엔비디아(Nvidia), D는 빅데이터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A는 최근 생성형 AI 클로드(Claude)로 주목받는 앤스로픽(Anthropic)을 가리킨다. 딥마인드, 오픈AI, 엔비디아는 이미 AI산업 생태계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변화가 빠른 디지털경제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앞으로도 빅테크의 부침이 계속되겠지만 빅데이터와 AI기술의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우리가 DONDA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최연구 (과학문화칼럼니스트·필로 스페이스 고문)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