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한국계 린다 조, 토니상 의상상 후보
한국계 무대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Cho)가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토니상의 올해 최고 의상 디자인상 후보에 올랐다.
토니상 주최 측은 30일(현지 시각)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된 후보작 발표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의상 디자이너인 그를 의상상 후보로 호명했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소설 원작의 ‘위대한 개츠비’는 한국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현지 창작진과 함께 제작해 지난 25일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식 개막했다.
조씨는 2014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로 이미 한 차례 토니상 의상상을 받은 베테랑 의상 디자이너. 이번 작품을 위해 여주인공 데이지 역 배우 이바 노블자다의 화려한 드레스 10벌을 포함해 총 350여 벌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그는 “데이지는 걸어다니는 패션쇼, 개츠비의 꿈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이런 대형 장기 공연 뮤지컬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꿈꾸던 디자인을 해볼 기회는 그리 쉽게 오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조씨는 생후 9개월에 부모를 따라 이민간 캐나다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토론토의 캐나다 오페라단 시즌권을 끊어 공연을 보여줬고, 어릴 적 그림 그리기가 취미였던 그가 가족 여행 중에 갑자기 길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도 다 그릴 때까지 기다려주곤 했다고 한다.
몬트리얼 맥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던 중 졸업 무렵 참여한 현지 극단의 셰익스피어극 야외공연이 인생 진로를 바꿨다. 당시로는 공연예술에 대한 지식도, 디자인과 스케치 실력도 형편 없었지만, 예일대 공연예술대학원 석사 입학 면접에서 그가 어렸을 때부터 그려온 스케치북을 본 교수진은 “당신의 그림엔 뭔가 있다”며 그를 합격시켰다. 예일대에서 그는 제인 그린우드, 제스 골드스타인 등 당대 최고의 무대 의상 디자이너들에게 배우며 깊은 영향을 받았다.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뿐 아니라 오페라 등 클래식, 미국 내 다양한 도시의 공연에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했고, 공연 관련 수많은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 2017년에도 토니상 의상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예일대 데이비드 게펜 공연예술대학원(석사)을 졸업하고 예일대, 뉴욕대 등에서 강의했다.
한편 이날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의 조명 디자이너 하나 김이 조명상 공동 후보에 올랐다. 김씨는 서울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뒤 다양한 무대 디자인 작업에 참여해왔다.
올해 토니상에선 유명 가수 알리샤 키스의 히트곡 중심 주크박스 뮤지컬인 ‘헬스 키친(Hell’s Kitchen)’, 인디 밴드의 고군 분투를 담은 ‘스테레오포닉(Stereophonic)’이 각각 최다인 13개 부문 후보작이 됐다.
올해 토니상 시상식은 6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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