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찰당국, 친팔 캠퍼스 시위에 강경 진압…섬광탄·화학물질도 사용(종합)

김현 특파원 정윤영 기자 2024. 5. 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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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진입해 약 300명 체포…망치로 문 부수고 진입
다른 지역 대학서도 대응강도↑…UCLA선 시위대간 충돌도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건물을 검거하자 미국 뉴욕경찰(NYPD)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건물에 진입하고 있다. 2024.05.0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김현 특파원 = 미국내 대학가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참여한 대거 연행되는 등 대학당국과 경찰측의 진압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경찰(NYPD)은 전날 밤 반전 시위를 벌이며 학내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컬럼비아대학교 학생들과 인근 뉴욕 시티칼리지 학생 약 300명을 체포했다.

NYPD에 따르면 이날 체포된 인원은 시티칼리지 학생 173명, 컬럼비아대 109명 등 28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두 대학과 관련없는 인원의 수를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경찰이 학교측의 요청을 받고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컬럼비아 대학이 평화적인 시위를 반(反)유대주의와 반이스라엘 기조를 퍼트리는 곳으로 바꾼 사람들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찰이 캠퍼스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학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전날부터 교내 '해밀턴 홀' 건물을 점거하고 내부에 바리케이드를 치며 농성을 벌였다.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퇴학 등 징계를 받을 것이라며 학교측이 시위 텐트 철거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해밀턴 홀은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운동과 198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규탄 시위 때도 점거된 바 있다.

시위대가 점거 농성을 이어가자, NYPD는 학교측의 요청으로 끝내 개입했다. 이날 미누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NYPD에 보낸 서한에서 "건물 점거농성은 대학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해밀턴 홀과 모든 캠퍼스 야영지에서 (반전 시위 해산을) 위해 NYPD의 도움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는 반전 시위가 재확산하지 않도록 NYPD가 최소 5월17일까지 학교에 주둔해달라고 요청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건물을 검거했다. 2024.04.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경찰 측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학생들이 점거한 2층 창문을 깨부순 뒤 건물에 진입, 학생들을 연행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섬광탄과 망치 등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찰 관계자가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현장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잠긴 문을 망치로 부수고 진입한 뒤 사무실 안을 수색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뉴욕 경찰 당국이 진입한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두 번째다.

현재 시위대는 컬럼비아대학이 △이스라엘과 관련한 사업 매각 △대학 재정의 투명성 △시위 참여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까지 세 가지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캠퍼스에 '시위 텐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컬럼비아대에 설치돼 있던 시위 텐트는 이날 경찰이 진입한 이후 몇 시간 만에 모두 철거됐다.

지난달 컬럼비아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미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산하자, 대학측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공격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에선 이날 경찰이 진입해 시위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자들을 연행했다.

사우스플로리다대에서 경찰당국은 시위자들이 캠퍼스에 가져온 물품들이 "무기로 사용하고 경찰 등에게 저항할 의도"가 있고 시위가 "더 이상 평화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뒤 진입해 시위대 10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 중 1명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대는 이날 새벽 학내 경찰이 캠퍼스내 '불법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화학적 자극 물질'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전날 밤 친팔레스타인과 친이스라엘 시위대 간의 충돌이 격화해 대학 측의 요청으로 LA 경찰이 캠퍼스에 출동했다.

UCLA 학보사 편집장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끼리 충돌하는 과정에서 쇠 파이프와 테이저건, 후추 스프레이가 사용됐다는 목격담이 나왔으며, 시위대가 서로를 향해 폭죽과 쓰레기를 던지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CNN은 전했다.

UCLA측은 그간 학내 시위에 관대하게 대처해 온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강경한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UCLA 측은 전날 밤 학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이 '불법'이라고 규정했으며 시위대를 향해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이스라엘 단체와 미 공화당 등 보수층의 '엄정 대응' 요구도 대학들의 대응 강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컬럼비아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일반 범죄자"라고 비난하며 샤피크 총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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