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팍팍 밀어줄게”…정부, ‘히든카드’ 있다는데
글로벌 반도체 ‘쩐의 전쟁’ 격화
美·日·EU 막대한 보조금 지급
韓은 보조금 법적 근거도 없어
정책금융 늘리는게 단기 대안
10년째 묶인 산은 자본금 한도
10조만 늘려도 대출여력 100조
특히 한국에는 아직지 보조금 지급 자체에 대한 법적 근거조차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 주도로 최근 관련 정책 만들기에 돌입한 상태이긴 하지만, 구체적 결과물이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그 사이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금융지원마저 적시에 이뤄지지 못하게 되면 글로벌 반도체 지원 전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정부와 산업계에서 모두 느끼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의 자본금 증자가 이뤄질 경우, 정부의 현물출자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1조5000억원을 증자하면 저금리 대출이나 보증 등 금융지원 여력이 13조~14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등의 투자규모를 감안할 때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언제 실현이 가능할 지 알 수 없는 보조금 등에 비하면 현실적으로 발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다.
정부, 정책금융 및 산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세액공제 혜택인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의 연장, 보조금 법적 근거 마련,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확대 등을 꼽고 있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보조금 지급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반도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향후 먹거리의 핵심인 첨단분야의 산업생태계를 세우는데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 정치권에선 관련 법안 논의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가능한 현실적 대안은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한 대출·보증 확대 등 금융지원이고 이런 차원에서 산업은행의 증자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증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부처와 산업부처가 중심으로 논의 중이고 정부내에서 반도체 산업 등의 지원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기획재정부는 금융위 등으로 부터 해당 안건이 올라오면 이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산은에 대해 2조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현물출자를 완료한 상황이고, 현재 담당 부서인 국고국과 추가 협의 중인 구체적 사안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LH주식 현물출자는 지역활성화투자펀드, 혁신성장펀드 등 투자 목적이었다.
임기가 한 달 남은 현재 국회에서 당장 K-칩스법의 일몰 연장이 통과되거나 보조금 관련 법안이 신속하게 논의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이번 달 9일 전후로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산은의 자본확충을 통한 대출 확대 방안이 담길지가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산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년째 30조원에 막혀 있는 산은 법정자본금 한도를 10조원 정도 3~5년에 걸쳐 늘릴 경우 재정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도 대출·보증 등 금융지원 여력을 100조원 가량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법정자본금을 10조원 늘렸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산은도 자본금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늘리기 위해서는 산은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 반도체 관련 지원에 대해선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이달 말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감안할 때 상임위를 포함한 원 구성 자체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 보여 산은법 개정 안건이 묻힐 수 있다는 위기감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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