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일본에 지겠네”…‘킹달러’에 ‘킹받는’ 수출업계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4. 5. 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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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이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역대급 '수퍼엔저'가 변수다.

역대급 엔저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석유제품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기업의 수출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럼에도 주력 수출 품목의 경우 여전히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수퍼엔저가 올해 한국 수출 7000억달러 목표 달성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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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수출경합도 줄었지만
석유화학·자동차·철강 등
미국서 주요품목 경쟁 치열
지난 29일 오전 한때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선을 넘어선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사진 = 연합뉴스]
한국 수출이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역대급 ‘수퍼엔저’가 변수다. 수출은 해외 투자은행(IB)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경제 지표 중 하나로, 세계 경제·경기 상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최근 수출 호조로 일부 IB에서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도 했다.

1일 뉴욕 외횐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값은 157엔대를 기록했다. 최근 일시적으로 160엔대를 넘기도 했지만 150엔대 후반에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BOJ)의 외환시장 개입이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역대급 엔저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석유제품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기업의 수출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달러당 원화값은 올해 들어 5.9% 하락했고, 달러당 엔화값은 12.4% 떨어졌다. 달러당 가치를 비교할 때 원화보다 엔화 가치 하락 폭이 더 컸다는 뜻이다. 통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일반적으로 올라간다. 반대로 수입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원자재 수입이 많은 경우 수입물가에 비상이 걸리게 된다.

작년 8월에 나온 무역협회 분석 자료를 보면 달러당 엔화값이 10% 떨어지면 한국 수출은 0.1% 감소해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엔 동조화 심화로 원화값도 같이 떨어지고 해외 시장에서 한·일간 수출경합도가 과거이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일 수출경합도 지수는 2012년 0.481에서 2017년 0.463으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0.458로 다시 밀렸다. 수출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경합도가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건 해외시장에서 한·일 제품간 경쟁이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한·일 수출경합도는 2012년 0.498에서 2017년 0.516으로 올라갔지만 2022년 0.486으로 다시 10년전보다 아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주력 수출 품목의 경우 여전히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수퍼엔저가 올해 한국 수출 7000억달러 목표 달성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세계 시장에서 한·일간 수출경합도는 석유제품이 0.827로 가장 높다. 자동차와 부품도 0.658도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선박과 반도체, 철강도 0.5를 넘어 경쟁이 치열하다.

수퍼엔저보다 원화값 약세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하락하면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0.46%포인트 개선되지만, 수입비용 상승으로 대기업은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 악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가격경쟁을 하기보다 기술, 품질 경쟁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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