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마스크 해방됐지만… 아직 벗지 못한 ‘불안감’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2024. 5. 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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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엔데믹 됐지만 감염 우려에... 환자·직원 등 마스크 착용 여전
위기 단계 ‘경계→관심’ 하향 조정... 요양기관 입소자 선제 검사 권고
‘5일→24시간’… 격리기간도 완화
코로나19 방역 의무 조치가 ‘권고’로 바뀌면서 병원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 한 병원에서 환자가 아직은 불안 한 듯 마스크를 손에 쥔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홍기웅기자

 

“언제, 어디서 코로나에 걸릴지 몰라 아직도 마스크를 쓰게 됩니다.”

1일 오전 10시50분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병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첫 날이었지만 30여명의 환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 한쪽 벽면엔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문구가 남아있기도 했다. 진료 접수를 기다리던 이수자씨(가명·60·여)는 “이제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코로나에 걸릴지 몰라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화성시 석우동의 한림대동탄성심병원도 비슷한 상황은 더 했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부터 병원에 들어서는 사람들, 병원 직원들은 하나같이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선 한 부부는 아이에게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일러주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 의무 조치가 '권고'로 바뀌면서 병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오전 수원특례시 한 병원에 마스크를 벗은 채 한 시민이 들어서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호흡기 증상 환자에게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1일부터 병원·의원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진정한 엔데믹이 시작됐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며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에서 ‘관심’으로 변경된 데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에 남아있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감염병 위기 단계는 ‘심각-경계-주의-관심’으로 분류되는데, 코로나19의 경우 지난해 6월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됐고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단계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남아 있던 방역 조치 대부분이 사라진다.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 취약시설에 남아있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이젠 권고사항이 됐으며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해야 했던 선제 검사도 권고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기준도 변경됐다. 기존 코로나19 감염 시 검체 채취일로부터 5일 격리를 권고했지만 발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격리를 권고하는 걸로 완화됐다.

이처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완전한 일상 회복의 토대가 마련됐지만 아직도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종식되지 않은 모양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과 직원들이 많다”며 “환자들을 마주하는 의료현장에선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이건혁 기자 geon-sir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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