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새로 변한 민물 가마우지 ‘골머리’
[KBS 창원] [앵커]
겨울 철새였던 민물 가마우지가 텃새처럼 바뀌면서, 최근 산청 경호강과 덕천강에서도 개체 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물 가마우지가 은어와 쏘가리 같은 고급 어종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지역 주민들의 걱정도 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청 경호강 상류입니다.
민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은 요즘 걱정이 큽니다.
하루 10kg이 넘던 어획량이 지난해 3분의 1로 줄더니, 올해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날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태석/산청군 주민 : "옛날에는 하루 나오면 한 일주일 정도 팔 양이 나왔는데, 지금은 하루 (그물을) 놔서 하루 팔 양 밖에 안 나옵니다."]
잡히는 민물 물고기가 없다 보니, 인근 식당의 수족관은 텅 비었습니다.
[정만석/식당 운영자 : "전에는 수족관이 꽉 찼고 (손님들이) 찾아오고 장사를 했는데, 요즘은 고기 살 데도 없고, 고기가 이제 없다 보니까 장사도 진짜 접을 판이네요."]
경호강 물고기가 줄어들기 시작한 건 5년 전, 겨울 철새였던 민물 가마우지 개체 수가 갈수록 증가해, 지난해에는 봄부터 은어 산란기인 가을까지 수천 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왔고, 강은 물론 양식장 치어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기 시작한 겁니다.
[김태화/은어 양어장 운영 : "잠시 짧은 시간에도 가마우지가 들어와서 초토화해놓고 가버리는 거야. 그래서 제가 3년 전부터 이렇게 외부 양식장에서는 키우지를 못하고 있어요."]
환경부는 겨울 철새였던 민물 가마우지가 기후 변화로 텃새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5년 사이 국내 개체 수가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6kg을 먹어치우는 먹성에 천적도 없는 상황, 환경부가 지난달 가마우지 포획을 허가했지만, 자치단체마다 고민이 많습니다.
[임임순/산청군 환경보전담당 : "개체 수가 많은 데 비해서 한 번에 많이 잡기가 어렵고, 포획 구역이 강변이다 보니까 주민 안전이 매우 우려가 되더라고요."]
산청군은 경호강 중심으로 가마우지 포획 구역으로 정하고, 이번 가을부터 엽사를 고용해 포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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