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쌍끌이’… 대미 수출 사상 최대
전체 7개월 연속 플러스
對美 24.3%·對中 9.9% 늘어나
반도체 99억6000만弗 … 56.1% ↑
자동차 67억9000만弗 ‘역대 최대’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62억6000만달러(약 78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3.8%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 갔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보다 24.3% 증가한 114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은 같은 기간 9.9% 증가한 105억달러였다.
그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지만, 지난해 12월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제쳤다. 2003년 6월 이후 20년6개월 만이었다. 올해 1월 대중 수출이 미국을 앞섰으나 2월과 3월 다시 미국이 최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했고, 4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대미 수출 증가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판매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44%, 176.4% 늘어난 덕분이다.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 업종의 대미 투자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며 반도체·과학법, 일명 ‘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를 통해 자국 첨단산업 생태계 재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잇따라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활성화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나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확대됐고,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는 단가가 상승하고 수출 물량도 늘면서 전체적인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디스플레이와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다른 정보통신(IT) 품목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늘었다.
전기차 판매 둔화로 지난 2, 3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 67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액을 경신했다.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늘었고, 북미에서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 밖에 바이오헬스(21.3%) 수출이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고, 석유화학(12.3%) 수출도 1월 이후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무역수지는 15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로 11개월 연속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1∼4월 누적 무역수지는 106억달러 흑자로, 2019년 1∼4월 126억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분기에도 반도체 등 IT 품목의 수출 증가세와 지난해부터 이어온 자동차·일반기계·선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하면서 수출 플러스 흐름과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출 우상향 흐름이 이어지도록 금융·마케팅·인증 지원 확대와 업종별·기업규모별 맞춤형 지원 등 범부처 수출 추가지원대책을 5월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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