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美 반토막·日 40% ↓… 외학개미 엑시트

신하연 2024. 5. 1. 18: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화약세 지속 따른 우려 확산
금리인하 지연에 순매수 급감
반도체 강세에 차익실현 영향
세계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도
로이터 연합

지난달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전달의 '반토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학개미' 역시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관망에 나선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랠리가 최근 주춤한 탓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달들어 29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는 일본증시에서 9805만 달러(한화 약 1355억원)를 순매수 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 달 순매수한 1억6344만 달러(2258억원) 대비 40%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오긴 했지만, 월간 순매수 금액이 1억 달러에 못 미치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앞서 올해 1월(1억220만 달러)에 이어 2월(1억466만 달러)과 3월(1억6344만 달러)에도 사자세를 이어갔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 주요 기업의 호실적이 이어지며 일본증시가 활황세를 보인 덕분이다. 일본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 평균주가는 연초 3만3288.29에서 3월 22일 4만888.43으로 23% 가까이 상승했다. 닛케이 지수가 4만선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4월 들어 일본증시 상승 흐름이 한풀 꺾이면서 매수세에도 힘이 빠졌다.

닛케이 주가는 이달 1일 3만9803.09 수준에서 한 달 만에 3.51% 하락했다(30일 종가 기준 3만8405.66). 지난 22일에는 3만7068.35로 월 초 대비 7% 가까이 내리기도 했다.

같은 기간 항셍지수(4.91%), 상해종합주가지수(0.89%)는 물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2.03%)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43%) 대비로도 부진한 수치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엔달러 환율이 155엔선을 넘어서는 등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자 엔화 약세 지속에 대한 우려가 확산, 증시가 조정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증시 순매수 규모 역시 급격히 줄었다.

4월(1~29일) 개인 투자자가 미국시장에서 사들인 순매수 규모는 9억7547만달러(1조3466억원)로, 직전월(20억9453만달러, 2조8915억원) 대비 반토막(-53.4%)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3억7308만달러(5152억원)어치 사들였던 엔비디아의 경우 4월엔 순매도로 전환했고, 2억5548만달러로 순매수 2위에 올랐던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역시 이달 2억달러 가까이 순매도했다.

그동안 미국시장 강세를 주도해온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 상승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면서 반도체 관련주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당분간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S&P500(-2.43%)를 비롯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2.98%)와 나스닥지수(-2.52%)는 최근 한 달 일제히 하락세다.

연준이 금리 인하는커녕 연내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견조하게 확인되면서다.

지난주 미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4bp(1bp=0.01%p), 30년물은 6bp, 2년물은 1bp 올랐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63.7%였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6월 25bp 금리 인하 전망은 10.8%까지 낮아졌고, 7월 25bp 금리 인하 전망은 지난달 48.3%에서 28.6%까지 하락했다.

이달 초부터 3주간 미국 증시가 조정세를 보인 것을 두고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수석 분석가는 "현재 주가에 대한 과대 평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지연, 기업 실적에 대한 지나친 낙관 등이 증시 하방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