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율 떨어지고 금리 오르고… 불황 먹고 사는 부실채권 전업사도 `보릿고개`

김경렬 2024. 5. 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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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NPL전업사 실적 및 주요 모니터링 요인 점검
NPL전업 5개사 시장 확대에 부실채권 매입 규모 급증
<한국기업평가 제공>

부실채권(NPL)을 매입한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린 NPL전업사들이 지난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NPL 시장이 급격히 확대하면서 매입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입한 NPL을 제 때 팔지 못해 회수율이 떨어졌다. 여기에 고금리로 이자비용은 늘었다. 결국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배율이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올해 역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은 지난달 30일 'NPL전업사 실적 및 주요 모니터링 요인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올해도 NPL매입 규모 확대와 낮은 회수율로 총자산 규모가 재차 확대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에 따르면 연합자산관리와 대신·하나·우리·키움F&I 등 5개 NPL전업사의 지난해 부실채권 매각액은 미상환원금잔액(OPB) 기준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2조4000억원) 대비 126% 증가했다. 분기별 NPL매각액은 2023년 2분기 이후 1조원을 웃돌고 있다. 작년 4분기에만 2조2000원이다.

기본적으로 NPL자산 매입액이 늘었다. 연합자산관리의 NPL자산 매입액은 2022년 8704억원에서 2023년 1조9033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나F&I의 매입액은 같은 기간 2786억원에서 2023년 1조1418억원, 우리F&I는 은행 경쟁입찰 매입액이 늘어 3848억원에서 6038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업체별로 최대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평균매입률은 지난해 꾸준히 떨어졌다. 평균매입률은 아직 상환되지 않은 대출원금과 매입가격 사이의 비율을 의미한다. 2분기 중 KDB산업은행의 무담보채권을 포함한 특별채권 매각 건을 제외하면 평균매입률은 1분기 95.4%, 2분기 94.6%, 3분기 92.0%, 4분기 85.0%로 내렸다.

하지만 NPL 회수율이 하락하고 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NPL 회사의 수익성 부담은 커지고 있다. 총자산이익률은 2022년 2.3%(단순평균)에서 지난해 1.2%로 떨어졌다.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배율은 같은 기간 2.6배에서 4.0배로 증가했다. 총자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급격히 확대된다면, 자본으로 감당하기 벅찬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회사별 수익성을 살펴보면 연합자산관리는 NPL부문의 실적 감소와 비NPL부문(CR부문)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당기순이익은 2022년 1276억원에서 2023년 97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기간 마찬가지로 이유로 대신F&I 순이익은 492억에서 327억원, 키움F&I 순이익은 104억원에서 72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한기평은 NPL전업 5개사의 평균 조달금리가 2022년 2.8%에서 2023년 4.2%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하나F&I의 작년 조달금리는 5.0%에 달한다고 봤다. 지난해 12월말 1500억원어치 유상증자를 실시해 실제 차입부채 평잔 기준 산출된 조달금리는 5% 미만으로 집계됐다.

한기평은 올해 은행권의 경쟁입찰을 통한 NPL매각액이 2023년(5조5000억원)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NPL매각액은 1조7000억원을 기록, 전년 1분기(7000억원)를 크게 웃돌고 있다. 평균매입률도 하락할 전망이다.

박광식 한기평 금융2실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NPL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작년 수준 이상의 대규모 NPL 매입 및 자금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경우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 차입부채 증가와 고금리는 매입NPL 회수율 하락과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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