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銀 1분기 해외에서 날았다
신한, 해외순이익 43% 증가
일본·베트남서 실적 호조
하나, 전년동기比 20% 늘어
'부코핀' 악재 KB는 적자전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위 은행으로 복귀한 신한은행이 해외 실적에서도 경쟁사들을 앞지르는 성과를 냈다. 1일 매일경제가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분기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신한은행이 2137억원을 벌어들여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1492억원)의 순이익과 비교하면 43.2%나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신한은행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3%까지 늘어 4대 은행 중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엔 해외 순익 비중이 16.1%였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인도 학자금대출 전문기업 지분 매입과 같은 투자도 병행해 해외 부문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인도의 학자금대출 1위 기업인 크레딜라의 지분 1억8000만달러(약 25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지분투자를 단행했는데, 인도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 은행의 지분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핀테크 기업인 다나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 대출 시장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신한은행의 해외 부문에서 개인금융(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남짓인데, 이를 더 늘리기 위한 차원에서 비대면 개인 대출 시장에 나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쏠림을 분산시키기 위한 차원도 있다.
하나은행 역시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해외 부문이 전체 은행 순익의 20%를 넘게 담당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해외 부문 당기순이익은 171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436억원) 대비 19.6% 늘었다. 하나은행 측은 "홍콩과 베트남 등 주요 지역에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고, 해외 채널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에 따른 신용비용 감소가 실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금 책정으로 당기순이익에서 타격을 입은 KB국민은행은 해외 실적에서도 순손실을 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KB국민은행 해외 부문은 올해 1분기 26억원(19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당기순이익 1036억원(7500만달러)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부코핀은행이 수익을 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지금까지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정상화에 힘쓰고 있지만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을 인수했을 때부터 누적된 부실이 워낙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부코핀은행은 2021년 27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2022년에는 8021억원까지 손실이 커졌다. 그나마 2023년엔 2613억원으로 손실폭을 줄였고, 올해는 이보다 더 적은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내년 부코핀은행의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을 제외한 해외 실적은 562억원가량의 흑자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023년에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글로벌 이익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면서 "2024년 말까지 평년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전체 은행 당기순이익의 25%를 해외에서 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던 우리은행도 주춤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7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작년 1분기(1269억원)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작지 않다.
우리은행 측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하는 '세컨드 홈' 전략 아래 리테일과 기업금융의 균형 잡힌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해외 부문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담당 부행장을 교체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바 있다.
[박인혜 기자 / 양세호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때는 ‘신의 직장’이었는데 신규채용 뚝”…역대 최대 빚더미 공기업 - 매일경제
- “화장실 다녀오니 버스 사라져”…기사 자리 비운 사이 무단 운행한 60대 - 매일경제
- 아이브 ‘한국풍’ 뮤비에 “우리 문화 훔쳤다” 中 누리꾼들…서경덕 “비뚤어진 중화사상” -
- 의대정원 ‘1550명 안팎’ 늘어난다…사실상 ‘대못’ 박은 대학들 - 매일경제
- “알람 안 울려서 늦겠네”…아이폰 유저 ‘불만 폭주’, 왜 그런가 봤더니 - 매일경제
- 尹에 “우이독경” “마이웨이”…만나고 나서 더 독해진 野, 입법 독주 시동 - 매일경제
- “삼성전자가 법인세 못내니 나라 살림 흔들”…세수 얼마나 줄었길래 - 매일경제
- [단독] 한국 최상위 대학들, 줄줄이 뒷걸음질…중국·일본이 아시아 상위권 독식 - 매일경제
- 대낮 80대 여성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범인…잡고 보니 ‘촉법소년’ 중학생 - 매일경제
- ‘김민재 2실점 빌미’ 뮌헨, 자네-케인 득점에도 레알과 4강 홈 1차전서 2-2 무승부 [챔피언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