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 짊어질 동갑내기 김영웅-이재현, 내야에서 ‘티격태격’ 그래도 함께하니 좋아

김하진 기자 2024. 5. 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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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영웅(왼쪽)과 이재현. 고척 | 김하진 기자



삼성 김영웅과 이재현. 김하진 기자



삼성이 모처럼 기분 좋은 봄날을 보내고 있다. 4월30일 삼성의 순위는 3위로 상위권에서 5월을 맞이했다.

삼성이 상위권에서 5월을 맞이한 건 4월을 1위로 마쳤던 2021년 이후 3년만이다.

3년 전에는 원태인, 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등 선발 투수들의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면 올시즌에는 성장한 젊은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으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다르다.

내야진을 지키는 2003년생 김영웅-이재현도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젊은 선수다.

두 명의 내야수는 2003년생으로 같은 해에 삼성에 입단했다. 김영웅은 물금고 졸업 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고 서울고 출신 이재현은 같은 해 1차 지명으로 삼성의 일원이 됐다.

지난해까지 앞서 있던 건 이재현이었다. 이재현이 데뷔 첫 해인 2022년부터 75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유격수 주전을 꿰차면서 143경기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영웅은 유격수보다는 3루수의 기회를 받았다. 동기가 주전으로 자리잡았던 지난해 김영웅은 5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삼성에게 둘의 공존은 하나의 과제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재현이 자리를 비우기 시작하면서 김영웅이 기회를 잡는 계기가 마련 됐다. 이재현은 지난해 10월 말 시즌을 마치고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다. 그 사이 김영웅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를 지켜본 이재현은 기술 훈련 시기를 한 달 이상이나 당기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복귀 준비를 했다.

삼성 김영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재현이 없는 동안 김영웅이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재현이 복귀한 후 내야 교통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현은 4월1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다시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그리고 김영웅이 3루에 서게 되면서 함께 그라운드에 서게 됐다. 삼성이 둘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할 때부터 그려왔던 그림이 드디어 완성됐다.

동갑 내야수들이 호흡을 맞추며 성장하는 건 팀의 성적과도 직결된다. 두산 오재원과 김재호는 동갑내기 키스톤 콤비로 두산의 왕조 시절을 이끌었다. 지금은 각각 다른 팀에서 뛰지만 KIA 내야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안치홍과 김선빈의 나이 차이도 1살에 불과했기에 더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김영웅과 이재현 역시 삼성의 미래와 함께 성장할 수 있기에 더욱 박진만 삼성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 코칭스태프도 포지션에 상관없이 이들을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정민태 투수코치는 김영웅과 이재현에게 “그라운드에서 표출하라”며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

삼성 이재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정작 두 명은 티격태격하면서 장난을 친다. 말다툼을 할 때는 영락없는 21세 장난꾸러기들이다.

이재현은 “김영웅은 가면을 쓰고 있다. 다들 야구장에서 소심해보인다, 내성적이다라고 하는데 원래는 그게 아니다”라고 폭로를 했다. 김영웅은 “이재현이 공감을 잘 못한다. 내가 신나서 이야기를 하면 ‘그래 ’이렇게 답하고 끝낸다. 그 다음에 안 이어준다”라고 받아친다. 그럼 이재현은 “뻔한 이야기라서 답을 안했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김영웅은 “SNS에서 재미있는게 있으면 휴대폰 메시지로 바로 보내준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안 본다”라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이재현은 “역시나 뻔해서 안 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이재현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장난을 안 친다. 영웅이는 워낙 놀리는 재미가 있다”고 웃으며 상황을 정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팀이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건 젊은 선수들 덕분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도 잘 움직여주고 경기에 계속 출전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다보니까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다”라며 흡족해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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