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콜라, 우유, 사과, 빵…서울이 도쿄보다 싼 게 없다
식료품비 39.4% 더 비싸…소고기는 거의 두 배 차이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외식비와 식료품비를 비롯한 서울의 생활물가가 대다수의 품목에서 도쿄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도쿄는 연이은 소비자물가 상승세로 기록을 경신 중인데도 서울의 물가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서울 생활물가는 베를린, 베이징, 프라하 등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비싼 수준이다.
세계 최대 물가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넘비오에 따르면, 4월30일 환율 기준 서울의 생활물가는 주거비를 제외하고 도쿄보다 25.1% 높다. 주거비를 포함해도 19.4%로 여전히 높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외식비의 경우 저렴한 식당에서 한 끼를 먹었을 때 서울 가격은 1만500원으로 도쿄(8819원)보다 19.1% 비싸다. 고급 식당에서 두 명이 식사했을 때도 서울이 7만원, 도쿄가 6만1735원으로 13.4% 비싸다.
외식·식료품비, 맥주와 치즈 빼면 서울이 모두 비싸
맥도날드 세트 가격은 서울 8000원, 도쿄 7055원으로 역시 13.4% 차이가 났다. 더군다나 한국 맥도날드는 5월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리기로 해 도쿄와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예정이다. 외식 품목 중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건 콜라다. 330ml 기준 서울은 2153원, 도쿄는 1522원이다. 서울이 41.4% 비싼 수준이다. 유일하게 서울이 더 저렴한 외식 품목은 수입맥주뿐이다. 330ml 기준 서울이 7000원으로 도쿄(7055원)보다 0.8% 싸다.
마트에서 사는 식료품 가격(기호품 제외)은 서울이 15개 품목 중 14개에서 도쿄를 모두 앞질렀다. 가장 차이가 큰 품목은 소고기로 1kg 가격이 서울 5만4162원, 도쿄 2만7096원이다. 서울이 도쿄보다 거의 두 배(99.9%) 비싸다. 그 밖에 △상추 한 묶음(79.5%) △식빵 500g(77.3%) △계란 12개(53.7%) △감자 1kg(51.6%) △닭고기 1kg(47.0%) △우유 1리터(42.5%) △바나나 1kg(41.7%) 등의 품목에서 서울은 도쿄에 비해 40% 이상 고가를 기록했다. 식료품 중 치즈 가격만 서울이 도쿄보다 25.6% 낮다. 기호품을 포함한 전체 식료품비를 계산하면 서울이 도쿄보다 평균 39.4% 비싸다.
한편 통신비와 공공요금, 의류 가격 등도 서울이 도쿄보다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도쿄보다 싼 부문은 택시비, 시내 교통비, 헬스클럽 이용료, 영화 관람료, 보육비 정도였다.
서울의 물가 수준은 도쿄 외의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넘비오는 뉴욕 물가를 100으로 했을 때 전세계 도시의 물가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생활물가 지수(Cost of Living Index)를 발표한다. 여기에 따르면 서울 물가지수는 67.02로 도쿄의 53.56보다 높다. 프라하(49.85), 베를린(65.38), 베이징(35.66) 등도 서울보다 아래다.
'잃어버린 20년' 극복할 수준인데도 한국보다 저렴
일본은 최근 꾸준한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2022년 4월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게다가 계속되는 엔화 약세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도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 올랐다. 41년 만에 최고치다. 아예 일본 정부는 '잃어버린 20년'으로 비유되는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탈출했다고 공식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물가가 한국에 못 미친다는 건 다른 통계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3월18일 국제 컨설팅 업체 머서(Mercer)는 '2023년 도시 생활비 조사'를 통해 서울이 세계 227개 도시 중 생계비가 16번째로 비싸다고 밝혔다. 도쿄는 우리보다 더 낮은 19위였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이 전세계 주요 국가의 올해 1~3월 월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3.0%로 영국(3.5%)·미국(3.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일본은 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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