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동희가 2군 가기 전, 사령탑은 지금과 다른 한 마디를 했다

김하진 기자 2024. 5. 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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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태형 롯데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달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이날 김태형 롯데 감독은 한동희에게 이례적인 한 마디를 했다.

한동희는 시범경기에서 입은 옆구리 부상을 털고 지난 19일에 1군 엔트리에 돌아왔다.

하지만 좀처럼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날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한동희는 첫 타석인 2회에는 3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에는 안타를 쳤지만 5회에는 SSG 투수 이로운과 8구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구째 체인지업에 배트가 이끌려나왔다. 그리고 한동희는 6회초 수비 때 박승욱과 교체됐다.

이 때 김 감독은 한동희에게 한가지 조언을 했다. “동희야,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이 편안히 해라, 괜찮다고 말했을 거야. 하지만 이제는 그러면 안 돼. 스스로 이겨내야해”라고 했다.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한동희는 감독의 의중을 알아채고 바로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동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후에도 부진은 계속 이어졌다.

롯데는 26일부터 28일까지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3경기를 모두 내줬다. 한동희는 3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만 쳤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두번째 타석에서 삼진 아웃을 당했다. 풀카운트에서 상대 변화구에 또 헛스윙을 했다. 김 감독의 인내심도 여기까지였다. 한동희는 이 타석을 마지막으로 교체됐고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복귀 후 성적은 7경기 타율 0.167 1타점으로 3개의 안타만 쳤다.

한동희는 김 감독이 지난 겨울 롯데에 부임할 때부터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선수다. 롯데 선수단과의 첫 상견례에서 유일하게 한동희의 볼을 두들기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롯데 한동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동희는 김 감독의 가장 큰 도우미가 될 수 있었던 선수였다.

경남고를 졸업 한 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한동희는 입단할 때부터 ‘포스트 이대호’로 불렸다.

데뷔 첫 해인 2018년 87경기에서 0.232 4홈런 등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2020~2022시즌까지 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쳤다. 2022년에는 129경기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 등으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원인 모를 부진에 빠졌고 타격 전반적인 기록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타율은 0.223으로 2할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홈런도 5홈런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시안게임이 있었던 해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군 문대를 해결하지 못한 한동희는 결국 상무에 지원했다. 6월부터 입대해야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동희는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보이고 싶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강정호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고 이대호가 선뜻 한동희를 미국으로 데리고 가서 레슨을 받게 했다. 한동희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실전 경기에서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시즌 준비를 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3월10일 SSG전에서 배트를 힘껏 휘두르다가 우측 복사근 손상이라는 부상을 입었다. 4~6주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도 나왔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한동희는 김 감독에게 “금방 될 것 같아요. 안 아파요”라며 어서 경기에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바라본 김 감독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부상이 있는 선수를 쓸 순 없었다.

롯데 한동희. 정지윤 선임기자



한동희가 입대하기 전까지라도 활약을 이어가준다면 롯데로서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입대는 6월이고, 한동희는 롯데 미래를 짊어져야할 재목이기에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동희는 2022년 4월 한 달 간 24경기에서 타율 0.427(1위), 홈런 7개(1위), 안타 38개(2위)와 22타점(2위), 장타율 0.764(1위), 출루율 0.485(공동 1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충분히 보인 적도 있다.

그러나 다시 1군에서 기회를 받은 한동희의 모습에서는 기대감을 키울 수 없었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롯데는 엔트리 변동이 잦다. 아무리 몸값이 높은 선수라하더라도 부진하면 기회를 받을 수 없다. 한동희도 마찬가지였다.

그간 한동희를 지켜본 지도자들은 멘탈적인 부분에 우려를 표하곤 했다. 주변에서는 한동희를 북돋아줬고 한동희 역시 기대에 부응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혼자서 이겨내야될 때가 왔다. 김 감독의 말처럼 한동희가 이제는 스스로 알을 깨야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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