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미 대학 반전 시위 확산, 배경과 파장은?

박현진 2024. 5. 1. 12: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린 대로 미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요.

관련 논쟁이 가열되면서 미국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1960년대말 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 여론에 불을 지핀 것도 대학생들의 시위였죠.

박현진 해설위원과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미 대학가의 반전 시위, 사실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건 아니잖아요?

[기자]

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뒤로 대학가에선 이미 친이스라엘, 친팔레스타인으로 나뉘어 치열한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특히 전쟁이 길어지고 팔레스타인 쪽의 피해가 커지면서 반유대주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고요.

[앵커]

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시위를 촉발시킨 사건, 한 대학 총장의 말에서 불이 붙었죠?

[기자]

네, 반유대주의 목소리가 확산되자 미 하원이 지난해 말부터 하버드와 MIT 같은 대학 총장들을 불러서 일종의 다짐을 받아왔거든요.

반유대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 하는 거죠.

그리고 그걸 명확하게 약속하지 못한 하버드대 총장 등은 결국 사퇴하기도 했고요.

지난달엔 컬럼비아대 총장이 하원 청문회에 불려나왔는데, 의원들의 압박에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반유대주의는 학교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반유대주의 표현을 막겠다"고 한 건데요.

그러자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총장실 근처에 텐트를 치고 농성에 들어갔는데, 대학 측이 경찰에 강제 해산 요청을 했고요.

결국 재학생 백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죠.

이 사건을 계기로 캠퍼스에는 오히려 더 많은 시위대 텐트가 들어섰고요.

미국 전역의 다른 대학들로 시위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그동안 잠재해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분출된 것 같은데, 그래선지 다른 대학들로 빠르게 확산됐어요?

[기자]

네, 반전 시위는 지난 10여일 동안 미 동부의 하버드, 예일, 또 워싱턴 D.C 소재 대학들을 넘어서 미시간,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의 대학들로 확산됐습니다.

학생들은 캠퍼스 곳곳에 텐트를 쳐놓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대학생 천 명 정도가 체포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또 MIT와 UCLA 등 일부 대학에선 반대편, 친이스라엘쪽 학생들이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일부 충돌을 빚기도 했는데요.

양쪽 시위대의 주장, 들어보시죠.

[마리/UCLA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 :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이자 해야할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량 학살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일라이/UCLA 이스라엘 지지 학생 : "유대인을 향한 증오와 공격, 폭력을 퍼뜨리려는 시도에 물러서거나 겁먹지 않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려고 나왔습니다."]

[앵커]

반유대주의 논쟁, 예민한 이슈인데 미국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튀었어요?

[기자]

네, 정치권의 찬반 논란도 뜨겁습니다.

일단 공화당은 대체로 강경한 입장인데요.

시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대학 총장들은 사퇴해야 한다, 또 필요에 따라 주방위군 투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에선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마스를 위한 시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고요.

이스라엘의 잘못에 반대하는 시위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원이 곧 표결에 부칠 '반유대주의' 관련 법안을 놓고 민주당 내에 갈등이 다시 불붙을 거란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앵커]

특히 바이든 대통령,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시위가 확산되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단 백악관은 "평화적인 시위는 존중하지만, 반유대주의 언어와 폭력은 규탄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원론적인 입장이죠.

지금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이 박빙으로 붙어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이 반전 여론이 커지는 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젊은 세대와 이민자들의 등을 돌리게 할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시위대를 옹호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각 대학 시위대에 대한 대응은 지방 정부에 맡겨두겠다,며 살짝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게 1960년대 베트남전 당시 반전 시위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많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일단 1968년 반전 운동을 촉발시킨 게 그 때도 컬럼비아대 학생들이었거든요.

당시 베트남전 반대를 외치던 학생 수백 명을 강경 진압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었죠.

그리고 결국 그 해에 있었던 미국 대선 결과까지 좌우했습니다.

당시 베트남전 파병을 결정한 민주당 출신 존슨 대통령, 결국 출마하지 못했고요.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한 공화당의 닉슨이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반전 시위를 바이든 대통령이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이윱니다.

[앵커]

어쨌든 전쟁의 양상이 가장 중요할텐데, 가자지구 휴전 협상, 지금까지는 소문만 무성했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양측이 협상안을 주고받다가 현재는 이스라엘이 제시한 협상안을 하마스가 검토 중인 걸로 전해졌는데요.

일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서 휴전을 설득한 걸로 전해졌고요.

지금은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에 가서 협상 타결을 위해 막후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번 협상이 중요한 게, 만약 이번에 또 결렬되면 그간 이스라엘군이 공언해온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지상전이 진짜로 시작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고, 전쟁이 또다시 막다른 길로 접어들 수 있어서요.

전 세계가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박현진 기자 (laseul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