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만에 문 닫는다니… 대배우 돌아가신 것처럼 안타까워”

안진용 기자 2024. 5. 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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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투더퓨쳐' 개봉할 때 대한극장 앞이 꽉 막혔었는데."

이 감독은 "4년 전쯤 씨네월드가 있던 건물이 재건축되면서 서대문으로 이전했다. 영화사들이 하나둘 떠나며 '충무로 시대'가 저물었지만 여전히 그곳을 지키던 터줏대감이 대한극장이었다"면서 "'빽투더퓨쳐'(1987) 개봉할 때 극장 앞 6차선 도로가 꽉 막혀서 차도 사람도 움직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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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대한극장, 9월 30일 폐관… 이준익·이장호 감독 회고
이준익“벤허 등 대작 보던 곳
‘빽투더퓨쳐’땐 도로 꽉 막혀
충무로 터줏대감이었는데…”
이장호“한국 대표하는 극장
퇴장한다니 너무나 아쉬워”
1958년 개관 당시 국내 최대 규모였던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아래 사진)이 오는 9월 폐관한다. 2001년 5월 11개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로 전환했지만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빽투더퓨쳐’ 개봉할 때 대한극장 앞이 꽉 막혔었는데….”

‘충무로 지킴이’로 잘 알려진 이준익(65) 감독은 긴 세월 ‘충무로 랜드마크’였던 대한극장의 폐관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허허…”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1958년 국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연 대한극장은 오는 9월 66년간 이어진 영업을 마무리한다. 대한극장보다 한 살 어린 이 감독이 충무로에 입성한 건 27세가 되던 1986년이다. 영화사를 운영하며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대한극장 내 사무실에서 4∼5년간 영화 포스터나 홍보물을 만드는 일도 했다. 이 감독은 1일 문화일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70㎜ 대형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극장으로서 ‘벤허’나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 기념비적인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곳”이라면서 “단관으로 2000석 보유한 곳도 대한극장뿐이었다. 그래서 ‘일일 최다 관객’ 기록은 모두 대한극장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 감독은 대한극장 맞은편에 제작사 씨네월드를 차린 후 ‘왕의 남자’ ‘자산어보’ 등을 제작·연출했다. 사무실 창문 밖으로 대한극장을 드나드는 관객들의 추이를 보면 어느 정도 흥행도 점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4년 전쯤 씨네월드가 있던 건물이 재건축되면서 서대문으로 이전했다. 영화사들이 하나둘 떠나며 ‘충무로 시대’가 저물었지만 여전히 그곳을 지키던 터줏대감이 대한극장이었다”면서 “‘빽투더퓨쳐’(1987) 개봉할 때 극장 앞 6차선 도로가 꽉 막혀서 차도 사람도 움직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원로 영화인인 이장호(79) 감독 역시 대한극장의 퇴장 소식에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대한극장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영화계 전체와 관련이 있는 곳이다. 충무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극장이었는데 이렇게 문을 닫는다니 아쉽다”고 혀를 찼다.

1984년 작인 ‘과부춤’ 개봉을 앞두고 대한극장에서 시사회를 열었다는 이 감독은 “쟁쟁한 영화의 시사회는 죄다 대한극장에서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인이 돌아가신 것처럼 정말 섭섭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30일 전자 공시를 통해 극장사업부(대한극장) 영업을 오는 9월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영업 종료 결정에 대해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해소”와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 개선”을 이유로 꼽았다. 극장을 철거한 후 대한극장 건물은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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