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메디띵스, 세상에 없는 유일무이 방광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

김호민 스파크랩 대표 2024. 5. 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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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배뇨장애를 겪고 있거나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전반적인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 잘 알 것이다. 척추손상이나 알츠하이머, 노화 등의 원인으로 배뇨 기능이 떨어질 경우 방광에 일정량 소변이 모여도 요의를 스스로 느끼지 못할 뿐더러 배출도 원활치 못 한다. 때문에 3~4시간 간격을 두고 의식적으로 방광을 비우거나 이마저도 어려우면 카테터를 삽입해야한다.

그러나 섭취하는 수분의 양이나 기타 수많은 이유로 방광이 더 빨리 차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다, 깜빡하고 타이밍을 놓쳐 심하면 요실금이이나 요로감염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끊이질 않는다. 젊은 척수손상 환자나 고령의 부모님을 간호하는 보호자들은 적절한 소변 배출 타이밍을 알지 못해 환자 곁에서 온종일 붙어 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의료인만 사용 가능한 고가의 초음파 기기를 통해 매번, 매시간마다 소변 양을 측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배뇨장애 판정은 사실상 정상적인 외부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배뇨장애란 소변이 마려운 느낌, 즉 요의가 불분명하거나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현상을 가리킨다. 요실금, 요로감염, 요로결석 등 요도와 관련된 병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 손상, 치매, 파킨슨병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크고 작은 수술 후 신경학적인 손상이 발생해도 나타난다. 현재 국내에서 150만명의 환자가 고통을 겪고 있으며, 초고령 시대를 맞이해 연평균 9만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 중이다. 이처럼 배뇨장애는 우리 중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다.

◇근적외선 기술을 이용한 문제를 해결, 새로운 해법을 제시

스파크랩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포트폴리오 중 한 곳인 메디띵스는 배뇨 장애 환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근적외선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 방광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 메디라이트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대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이자 신경인성방광클리닉을 운영 중인 김아람 대표와 세계 최고 연구소 Beckman 레이저 연구소 출신이자 단국대 의공학과 교수인 김세환 대표가 만나 힘을 모았다.

메디라이트 출시 전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방광 모니터링 기기보다는 근적외선으로 체지방을 녹이는 다이어트 기기로 피보팅하면 투자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배뇨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지켜보며, 이를 직접 해결해주고 싶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자자를 찾아다니며 연구와 개발을 놓치지 않았다. 창업자와 팀의 역량, 백그라운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기술력, 시장,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았지만 특히나 마침 아픈 가족을 돌봐야했던 경험이 있었던 나로서는 그의 진정성에 깊이 공감했고 어렵지 않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

메디라이트는 인체에 무해한 근적외선 기반 생리학적 성분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방광 내 소변량을 모니터링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메디라이트 등장 이전에는 방광의 소변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는 병원에서 보유 중인 초음파 기기가 유일했다. 이런 기기들은 무겁고 부피와 비용 부담이 큰데다 전문 지식을 갖춘 의료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탓에 환자 개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메디띵스는 기발하게도 엄청난 첨단 기술이 아닌, 우리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근적외선 기술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그 배경에는 실생활에서 매일 환자와 보호자를 접하며 실질적인 필요성을 느낀 의료인 대표와 기술을 통해 질환을 치료하고자 하는 꿈을 가진 의공학과 출신 대표 간의 시너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패치형 기기인 메디라이트는 환자들의 하복부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고, 모바일 앱을 통해 소변량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환자 뿐만 아니라 보호자와 의료진까지 함께 모니터링할 수 있어 진료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과도한 양의 소변이 차기 전에 미리 알림이 가기 때문에 외부 활동 제약도 덜었다. 기존 초음파 기기 대비 부피와 무게가 가볍고 가격 경쟁력도 갖춰 매력적이다.

웨어러블 방광 모니터링 솔루션. / 메디띵스

◇기술은 조연이고, 문제가 주연이다

메디띵스는 지난해에만 방광의 소변량 측정에 대한 알고리즘과 관련된 SCI연구 논문 두 편을 출간했으며, 올해 초 탐색임상 연구가 완료돼 메디라이트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어 올 여름에는 미국 최고 수준인 미시건 대학병원과 얼바인 대학병원에서 임상연구가 시작된다. 아울러 국내 식약처 인증과 미국 FDA 인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인증 이후에는 김아람 대표가 그간 쌓아온 국내, 미국 비뇨의학회 내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음 스텝으로 신속히 내딛을 준비가 한창이다.

메디띵스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근적외선 기술을 활용해 환자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특별하다. 여기에 개인 맞춤형 AI 기술을 적용해 방광의 크기, 위치를 비롯해 복벽 두께(비만도)까지 각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신체적 차이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베크만 연구소를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AI 기술을 축적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창적인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스파크랩은 2022년 9월 메디띵스에 시드 투자를 집행한 후, 팁스(TIPS) 프로그램에도 추천했다. 모든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패스트트랙으로 빠르게 통과했음은 물론이다. 메디띵스는 스파크랩으로부터 유치한 첫 투자 이후 단 6개월 만에 카카오벤처스, 디캠프로부터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좋은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첨단 기술을 갖춘 기업일까? 스파크랩에는 “기술은 조연이고, 문제가 주연이다”라는 말이 있다. 풀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하고, 그 문제를 풀겠다는 진정성으로 똘똘 뭉쳐 달려가는 역량 높은 팀. 메디띵스와 같은 회사를 만난다면 우리는 언제나 망설임 없이 투자할 것이다. 지금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쫓기 보다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몰두하는 기업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 세계 배뇨 장애 환자들과 그들 가족의 삶의 질까지 높이는 기업이 되겠다는 그들의 목표는 머지 않아 이루어질 것이다.

김아람 메디띵스 대표. /메디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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