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추대론' 급제동…최적임자 물색 시간벌기 나선 與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4. 5. 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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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5월 3일 원내대표 선거 9일로 전격 연기
후보 등록 하루 전에도 출마 선언 0명…이철규 대세론만 ↑
'총선 책임·친윤 핵심' 반감에도 추대?…與 부담감에 시간 벌기
"속도전에 부작용 횡행…시간 두고 다양한 후보 경쟁시켜야"
일각에선 "비대위 안착이 우선…이후 제대로 된 원내대표 선거전"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 일정을 9일로 전격 연기한 배경에는 친윤계 이철규 의원이 단독 추대 형식으로 원내 사령탑에 오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깔려있다.

당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에 이철규 의원이 적임자라는 대세론이 불었던 것이 사실이다. 총선 패배 책임론과 친윤 핵심 꼬리표에 따르는 반감에도, 원내대표 후보 등록 전날이었던 30일까지 그 누구도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에 대안이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의원이 단독 추대는 참패 이후에도 당이 변한 것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 있기에, 지도부가 원내대표 선거 시점을 미루며 시간 벌기에 나선 셈이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보다 계파색이 옅은 최적임자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일각에서는 '황우여 비대위'의 인선 과정 및 대통령실과의 조율 등을 거친 뒤에야 중진들의 '눈치 싸움'이 끝나고 제대로 된 원내대표 선거 대진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후보 등록 하루 전에도 출마 '0'…결국 원내대표 선거 엿새 연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관위원장인 이양수 의원은 3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초선 당선인을 중심으로 (원내대표 후보자의) 정견과 철학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오늘 오후에 회의를 개최하고 만장일치 의견으로 선거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 선관위는 다음 달 2일 원내대표 선거를 재공고한 뒤, 5일에 후보 등록을 받고, 닷새간 선거운동을 거쳐 9일 오후 2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표면적인 연기 이유는 당선인들이 원내대표 후보자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이철규 대세론'에 유력 후보들이 연이어 발을 빼며 출마 선언자가 한 명도 없던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선에 당선된 김도읍 의원에 이어 이날은 수도권에서 3선에 성공한 김성원 의원이 "이번 원내대표는 더 훌륭한 분이 하시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일이 후보 등록인데 아무도 출마선언을 안 하고 있으니 그냥 넘길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핵심 친윤 체제 반감↑…이번주 '황우여 비대위' 인선 뒤 대진표 나올 듯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당내에서는 대안이 없다는 '불가피성'을 내세워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를 바라는 목소리가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초반 거대 야당에 둘러싸여 고통만 받게 될 희생하는 자리"라며 "독이 든 성배도 아니라 그냥 독배에 불과하다보니 중진 중 아무도 못 나서는 것이고, 이철규 원내대표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대안은 못 내놓지 않나"라고 말했다.

다만 대안이 없다는 현실 자체가 여당 내 무기력증의 방증인 동시에 총선 참패에 큰 책임이 있는 인물이 원내 사령탑에 오르는 모습은 민심 역행에 대한 부담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총선 내내 인재영입위원장, 공천관리위원으로, 총선 직전엔 당사무총장으로 활동한 의원의 원내대표설이 흘러나오지 않나,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라며 "그렇게 민심을 읽지 못하고, 몰염치하니 총선에 대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한번 망쳐야 되겠나"라며 "대구에 앉아서도 뻔히 보이는데 서울에 있는 니들은 벙어리들인가"라고 말했다.

심지어 친윤계 배현진 의원도 "이철규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실 것을 촉구한다. 또한 3선 이상 중진 선배의원들께서 어려운 길이라고 사양마시고 적극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배 의원은 "더 이상 민심을 등지고 지탄받을 길을 일부러 골라가지 말자"고 덧붙이기도 했다.

결국 원내대표 선거가 연기된 만큼, '이철규 대세론'을 뒤로한 채 시간을 두고 최적임자를 찾기 위한 물밑 작업이 다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다선의원은 "너무 급하게 속도전만 치르다보니 내부적으로 편가르기가 횡행하고, 휩쓸리는 모습이 나오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간을 두고 다양한 후보들이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전날 지명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원 인선과 이에 대한 민심 및 대통령실의 반응이 나온 뒤에야 본격적인 원내대표 선거전이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우여 체제가 전당대회 준비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해도 한동안 당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의 안착 여부가 원내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주는 구도가 됐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내대표에 반감이 큰 친윤 핵심보다는 계파색이 옅은 친윤계에서 적임자가 있는지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주 중에 마무리 될 비대위원 인선에 어떤 의미가 담기는지 보고, 이에 대한 민심과 대통령실의 반응이 나온 뒤에 어떤 인물이 원내 사령탑에 적합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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