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시떼루 삼겹살"…명동, 다시 외국인 북적[르포]

정혜승 인턴 기자 2024. 5.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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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관광객들 "한국 마스크팩 많이 샀어요"
외국인 관광객 늘면서 빈 상가들 채워져
소규모상가 공실률 1.8%…"빈 상가 없어요"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 일대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28일 명동 거리의 모습. 2024.04.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혜승 인턴 기자 = "삼겹살도 좋고 김치찌개도 좋아요. 음식 때문에 한국에 왔어요. 화장품도 엄청 많이 샀어요. 싸고 좋아요."

지난달 28일 방문한 서울 중구 명동의 한 K팝 음반 가게. 이곳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히메노 씨와 모모카 씨는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쇼핑백에는 마스크팩과 기초 화장품이 가득 담겨있었다.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힌 히메노 씨는 한식을 먹기 위해 명동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명동역 6번 출구와 국립국단 명동예술극장 사이에 위치한 명동 거리 곳곳에서는 전 세계의 언어가 들려왔다. 랍스터구이, 회오리감자, 닭강정 등 각종 먹거리를 판매하는 수십개의 노점엔 줄이 끊이질 않았다.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건물 외벽에 기대 서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손에 쥐고 있는 건 호떡과 계란빵. 이른바 'K디저트’를 음미한 관광객들은 'K뷰티’ 상점으로 향했다.

'코로나 빗장’이 풀린 후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상권 부활을 알리는 주요 수치들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 2021년 4분기 50.3%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분기 1.8%까지 떨어졌다. 코로나가 맹위를 떨칠 때 절반이 넘는 점포가 공실 상태였으나 최근엔 빈 점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명동역 6번 출구와 명동예술극장 사이인 명동8길에 있는 1층 매장을 살펴본 결과, 공실은 단 두 곳이었다. 그마저도 한 곳에서는 새로운 매장이 들어서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2층 역시 빈 매장을 찾기 어려웠다.

명동에서 추가 매장을 출점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로드숍 브랜드 '미샤’는 명동에서 매장 2개를 운영했는데, 올해 1월 신규 매장을 열었다. '토니모리’도 지난해 1월, 5월, 11월에 신규 매장 3개를 잇달아 개점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한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은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4개의 계산대 앞 전광판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택스 리펀(면세 혜택)을 위해 실물 여권을 준비하라’는 안내 문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계산대의 직원들은 유창한 외국어로 손님들을 응대했다.

해당 매장에서 만난 직원 A씨는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중국인, 영미권 국적 관광객이 뒤를 잇는다”라고 말했다.

중국어와 일본어에 능통하다고 소개한 한국인 직원 B씨는 "이 매장에 찾는 손님 90% 이상은 외국인”이라며 "가장 많이 팔리는 물품은 마스크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 일대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 있는 마스크팩 진열대. 2024.04.29. *재판매 및 DB 금지


진열된 마스크팩의 가격은 1장당 2000원에서 4000원. 적게는 5장, 많게는 10장씩 장바구니에 넣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매장 2층에 있는 주류 매대 앞에도 여러 관광객이 멈춰 섰다. '단감명작’, '심술 버블 7도’ 등 전통주와 '복숭아와인' 같은 한국산 와인이 진열돼 있었다.

같은 날 명동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아코 씨는 "명동의 올리브영이 정말 크다”며 마스크팩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후쿠오카 출신인 그는 "명동에서 마사지를 받았다”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모자, 의류, 액세서리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 일대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28일 명동 거리의 모습. 2024.04.29.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3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49만1992명으로, 전년 동월(80만575명) 대비 86.3% 증가했다.

팬데믹 전인 2019년의 97% 수준으로 회복한 상황이다. 이로써 코로나19 이후 월별 회복률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3월 넷째 주 방한 관광객(약 33만명)은 2019년 동기 대비 100.2%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노점상(거리 가게)에서 만난 20대 박모 씨는 "3년 전에는 빈 상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명동에) 오랜만에 왔는데, 외국인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동은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며 "내 대만인 친구도 명동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hhss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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