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기대주로는 실패했지만..‘운명의 팀’서 비상하는 주릭슨 프로파[슬로우볼]

안형준 2024. 5.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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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운명의 팀'에서 드디어 기량이 폭발하는 것일까. 프로파의 초반이 뜨겁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아쉬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4월 30일(한국시간)까지 14승 18패(승률 0.438)를 기록했다. 최근 5연패에 빠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로 내려앉았다. 서울 시리즈에서 최강 LA 다저스와 1승씩을 나눠가지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마운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 5월을 맞이하게 됐다(이하 기록 4/30 기준).

팀 평균자책점 4.37(전체 23위)인 마운드가 큰 문제지만 팀 OPS 0.716(전체 11위)인 타선도 기대치를 제대로 충족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타 군단'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등 특급 스타들이 아쉬운 모습으로 시즌을 출발한 가운데 샌디에이고 타선을 이끄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올시즌 1년 100만 달러가 보장되는 소규모 계약으로 잔류한 주릭슨 프로파다.

프로파는 올시즌 32경기에 출전해 .301/.402/.485 4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주전 좌익수를 맡은 프로파는 현재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타점, 안타(31개), 2루타(7개) 등 홈런과 도루를 제외한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 샌디에이고 타선을 그야말로 떠받들고 있는 대들보다. 100만 달러의 연봉을 감안하면 이미 '돈 값'은 다 했다고 볼 수도 있는 활약이다. 하위타선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중심타선으로 이동했고 최근에는 리드오프 역할도 맡고 있다.

보이는 지표만 좋은 것이 아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기대지표와 세이버 매트릭스 지표 역시도 커리어 최고 수준으로 좋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프로파는 올시즌 기대타율 0.286, 기대가중출루율(xwOBA) 0.359, 평균 타구속도 시속 89.9마일, 강타비율 40.7% 등을 기록 중이다.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다. 장타를 제외한 여러 기대지표는 리그 상위 20% 수준. 그저 '운이 좋아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제는 '100만 달러짜리' 선수가 됐지만 사실 프로파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기대주였다. 퀴라소 출신 1993년생 프로파는 11년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전체 1순위 유망주였다. 2013시즌에 앞서 주요 유망주 평가 매체들은 일제히 프로파를 전체 1순위 유망주로 평가했다. 개릿 콜(NYY), 잭 윌러(PHI), 프란시스코 린도어(NYM), 바이런 벅스턴(MIN) 등은 모두 프로파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2012년 19세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한 프로파는 좀처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데뷔 6년차인 2017년까지 빅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은 206경기 .229/.309/.329 12홈런 53타점이 전부였다. 텍사스는 프로파에 대한 기대를 접었고 2018년 프로파가 146경기 .254/.335/.458 20홈런 77타점 10도루를 기록해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쓰자 시즌 종료 후 그를 트레이드했다. 프로파는 텍사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탬파베이 레이스가 단행한 삼각 트레이드로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 오클랜드에서 139경기 .218/.301/.410 20홈런 67타점 9도루를 기록한 프로파는 2020시즌에 앞서 다시 트레이드 돼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운명의 팀'과의 만남이었다. 2020시즌 종료 후 FA가 된 프로파는 2021시즌에 앞서 다시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프로파는 2020-2022시즌 3년 동안 샌디에이고에서 345경기에 출전해 .244/.333/.375 26홈런 116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아주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리그 평균 수준의 공격력과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능력으로 샌디에이고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샌디에이고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은 프로파는 2022시즌 종료 후 다시 FA가 됐고 콜로라도 로키스의 러브콜을 받아 이적했다.

하지만 쿠어스필드와의 만남은 좋지 못했다. 콜로라도에 입단한 프로파는 111경기에서 .236/.316/.364 8홈런 39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8월 방출됐다. 콜로라도에서 방출된 프로파에게 손을 내민 팀은 역시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에 다시 합류한 프로파는 14경기에서 .295/.367/.409 1홈런 7타점으로 활약했고 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시즌 개인 최고의 모습으로 초반을 보내고 있다.

프로파가 4월에 가장 약한 선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시즌에는 이 활약이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결국 성적은 '평균'에 수렴하는 경향이 강하고 초반의 '반짝 활약'으로 쌓은 성적은 시간이 흐르며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모습도 전체 '1순위 유망주'라는 엄청난 기대치를 충족시킬 정도의 활약은 아니다. 또 이미 30대에 접어든 프로파가 에이징 커브를 무시하고 갑자기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로 올라서 남은 커리어를 보낼 확률은 희박하다. '전체 1순위 기대주'로서는 실패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파는 분명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가치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통산 4개 팀에 몸담은 프로파가 리그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친 팀은 샌디에이고 뿐이다. 어쩌면 샌디에이고는 프로파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운명의 팀'인 것일지도 모른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계약 이전 세 번(트레이드 1회, FA 계약 2회)이나 프로파를 영입했고 프로파는 매번 가치있는 활약을 해냈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샌디에이고에 4번째로 영입된 프로파는 최고의 초반을 보내며 팀을 이끌고 있다. 과연 '운명의 팀'에서 프로파가 어디까지 올라설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주릭슨 프로파)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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