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면옥 냉면값 또 올려 15000원...질긴 ‘면플레이션’
어느새 1만6000원… 콩국수도 한 그릇에 1만6000원 시대
“아니 한 그릇에 1만3000원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 또 1만5000원이 된 거지?”
30일 낮 12시쯤 서울 낙원동의 평양냉면집 ‘을지면옥’에서 직장인 3명이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눈 대화다. 재개발로 2년 동안 문을 닫았다가 지난 22일 다시 개점한 곳이다. 새로 문을 열면서 본래 물냉면 한 그릇에 1만3000원을 받던 것을 2000원 올려 1만5000원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 무교동의 냉면집 ‘을밀대’. 이곳은 올해 초부터 평양물냉면 가격을 기존 1만5000원에서 1000원을 올려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앞서 작년 초 이미 물냉면 가격을 2000원 올렸는데 1년도 되지 않아 배·달걀 같은 재료값과 가스비·인건비까지 올랐다는 이유로 다시 가격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냉면에 들어가는 주재료인 메밀값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메밀의 중·도매 가격은 지난 28일 기준으로 1㎏당 3627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 내렸다.
서울 시내 유명 식당을 중심으로 냉면·국수값 등을 올리는 ‘면(麵)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다. 양파·돼지고기·배추·무 같은 식자재 가격이 최근 계속 뛰고 있고, 인건비와 전기 요금까지 상승했다는 이유로, 서민들의 즐기는 외식 메뉴인 면 요리 가격이 뛰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시내 냉면집에서 4가족이 식사하면서 물냉면 한 그릇씩에 수육 하나만 먹어도 10만원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음식값 상승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폭은 커진다는 데 있다. 가령 을밀대의 경우, 작년 냉면값을 2년 만에 2000원 올렸으나, 이번엔 1년도 되지 않아 또 올렸다. 작년엔 녹두전 한 장에 2000원 올려 1만2000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3만원이던 수육을 3만5000원으로 올려 받고 있다.
냉면을 비롯한 서울 지역의 대표 외식 품목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비빔밥·칼국수 등 8가지의 품목의 가격은 평균 7%가량 올랐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정인면옥. 이곳 역시 지난달 물냉면 가격을 1000원 올려서 4월 초부터 1만4000원을 받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육수에 쓰이는 돼지고기·소고기 값은 물론이고, 냉면에 들어가는 각종 양념 비용까지 다 같이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냉면집인 진미평양냉면도 작년까지 한 그릇에 1만4000원이었던 냉면값을 올해 들어 1만5000원 받고 있다.
서울 서소문동에 있는 진주회관은 지난달부터 콩국수 한 그릇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렸다. 작년에도 2000원을 올려 받았는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가격을 올렸다. 이곳 단골이라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아무리 최근 외식 물가가 올랐다고 해도 콩을 갈아 넣은 국물에 면만 넣은 콩국수 가격이 1만6000원까지 오른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이젠 콩국수 한 그릇은 김치찌개 2인분이고, 두 그릇은 웬만한 중국집의 탕수육 가격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명동교자도 작년 칼국수 가격을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다시 1만1000원으로 또 올렸다.
식재료 가격이 계속 뛰고, 인건비와 전기 요금 등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는 내려갈 줄 모르는 추세다. 현재 최저 임금은 9860원이지만, 다음 달부터 예정된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인건비가 내년에 1.5%만 올라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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