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매출 세계 3위… HBM 같은 고부가 제품 집중해야”

이해인 기자 2024. 5.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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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재단 주최 ‘반도체 전쟁’ 포럼

“메모리 반도체를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범용 메모리 시대는 끝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기업 맞춤형 ‘메모리 파운드리’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런 차세대 기술을 이끌어가는 것이 한국 반도체가 살길입니다.”

‘반도체 삼국지’의 저자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세계 반도체 전쟁, 한국은 승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포럼에 참석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방향을 이렇게 제시했다. 니어재단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향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미국은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을 안보 문제와 연결시켜 나가고 있다”며 “한미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보완적 생존 관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최근 2~3년간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 반도체 산업 재편 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짚어봐야 한다고 봤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제재 효과로 첨단 반도체에서는 개발 속도가 늦춰졌지만 레거시(구형) 반도체 점유율과 소·부·장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다. 고종완 반도체산업협회 전략연구센터장은 “올해 처음으로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 10위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중저가에서 선전하고 있던 한국 소·부·장 시장을 중국이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지난 20년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해 온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반도체 기업 매출로 비교하면 한국은 미국과 대만에 이어 3위에 그친다”며 “일반 D램보다 수익이 3~4배가량 높은 HBM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국내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주요 선진국처럼 직접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혁중 연구위원은 “각국이 반도체 보조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보조금 정책이 없는 유일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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