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소멸기금 안이한 운용 선 넘었다

-지자체 부실한 계획…5건 중 1건꼴 집행률 0%대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저조한 집행률에 지자체가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모니터링 보고서를 연속 발행해온 나라살림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400개 사업의 평균 집행률은 37%에 불과합니다. 춘천, 원주를 제외하고 기금사업 대상인 도내 인구감소 및 관심지역 16개 시군 55개 사업 중 12개는 제대로 착수조차 하지못해 0%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2년 9월 배정된 기금의 23년 말 기준 100% 집행률을 보인 사업은 55개 중 13개에 불과합니다. 3분의 1이 넘는 19개 사업은 10% 이하의 집행률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5개 중 1개꼴로 0%대여서 황당할 지경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잘 운용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정선군이 대표적입니다. 6개 사업 중 차별없는 교육케어를 제외한 의료건강케어, 주거복지케어, 버스공영제 고도화로 소외없는 교통케어, 생활인구 증가를 위한 문화관광케어, 청년마을 조성 및 정선형 청년·일자리케어 5개 사업에서 큰 진척이 있었습니다. 3개 사업은 100% 완료했고 2개는 57%, 36%의 기금 집행률을 보였습니다. 7개 사업을 진행 중인 철원군 역시 역사공원복합문화공간 조성 및 미식산업 육성, 오늘의 농부 농업네트워크 구축 등 4개 사업이 순조로웠습니다.

이에 비해 양양군은 양양국제공항 화물터미널 구축 및 인프라 조성 단 1개 사업으로 48억원을 배정했는데 진행률 0%입니다. 동해시 또한 15억원이 배정된 묵호오션가든 조성 1개 사업으로 0.8%에 그쳤습니다. 강릉, 속초, 삼척 시단위에서도 진행률 0%의 사업이 포함돼 있습니다. 기금 배정이후 1년 반가까이 허송세월한 셈이나 다름없으며 그 손실은 고스란히 지역과 주민으로 돌아옵니다.

형편없이 낮은 기금 집행률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안이한 투자계획 수립과 부실한 검증을 문제점으로 지적합니다. 단순한 아이디어나 하향식으로 쉽게 만들어진 계획은 시행 과정에서 문제를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이 주도해 소멸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22년부터 10년간 지자체에 연 1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됩니다. 기금사업이 활발한 곳에 더 많이 지원하는 차등지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시군이 얼마나 될지 암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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