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반+물반’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 아시나요?

김현주 2024. 4. 3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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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오르는 등반객이 어깨에 짊어진 배낭에 빠지지 않고 챙겨가는 먹거리가 있다.

한라산에는 쓰레기통이 없어 등산 시 쓰레기가 발생하면 개인이 직접 되가져 가야 하는데 이때 라면 국물이 땅이나 화장실에 버려지기도 해 이를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관리소는 라면 국물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컵라면을 먹을 때 수프와 물을 절반씩만 넣어 애초 다 먹지 못할 양의 라면 국물이 생기는 것을 막자며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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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서 꼭 컵라면 먹어야겠다면…
게티이미지뱅크
한라산을 오르는 등반객이 어깨에 짊어진 배낭에 빠지지 않고 챙겨가는 먹거리가 있다. 바로 '컵라면'이다. 고된 산행을 거치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뜨끈한 국물에 '후루룩' 흡입하는 라면은 그 어디에서 먹었던 것보다도 꿀맛일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라산에서 버너 등을 이용한 취사 행위는 불법이지만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물을 부은 컵라면은 먹을 수 있다. 특히 최근 '컵라면 먹기 인증사진 사진 찍기'가 유행을 타면서 컵라면과 보온물통을 가져와 컵라면을 먹는 일이 등반 필수 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라면 국물 등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가 대두됐다.

◆한라산 하루 배출 라며 국물 120ℓ 달해…“변기에 버리면 과태료” 안내문도

30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한라산에서 하루에 모이는 라면 국물은 120ℓ에 달한다. 관리소는 매점 폐쇄로 라면 국물을 버릴 곳이 마땅하지 않자 2021년 8월 윗세오름 대피소 등에 등산객이 먹다 남긴 라면 국물을 모으는 60ℓ짜리 물통을 비치하고, 친환경 음식물 처리기 2대도 설치했다.

한라산에는 쓰레기통이 없어 등산 시 쓰레기가 발생하면 개인이 직접 되가져 가야 하는데 이때 라면 국물이 땅이나 화장실에 버려지기도 해 이를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물통에 모인 라면 국물 등은 친환경 음식물 처리기를 통해 미생물이 포함된 톱밥과 섞여 분해되고 관리소는 이때 발생한 부산물을 모노레일에 실어 산 아래로 가져와 처리한다.

하지만 버려지는 라면 국물이 늘면서 친환경 음식물 처리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라면국물 염분 탓에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죽어버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처리되는 화장실 변기에 컵라면 국물을 버리는 일도 잦아졌다. 관리소측은 대피소 화장실 입구에 '변기에 라면국물 및 음식물 쓰레기 투기하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라는 안내 문구까지 내걸었다.

◆“물 반 수프 반…다 먹지 못할 양의 라면 국물 생기는 것 막자”

단순하게 생각하면 라면 국물 정도는 넓디넓은 산자락에 버려도 자연 분해된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나트륨 폭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라면 국물을 땅에 버리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식물체 수분이 짠 국물을 머금은 토양으로 이동해 식물이 말라죽을 수 있다.

또 음식물을 처리하는 미생물이 죽은 것처럼 토양에 미생물도 죽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계곡 물줄기를 따라 흘러 깨끗한 물속에서만 사는 날도래, 수채(잠자리 애벌레) 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결국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현수막 게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리소는 라면 국물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컵라면을 먹을 때 수프와 물을 절반씩만 넣어 애초 다 먹지 못할 양의 라면 국물이 생기는 것을 막자며 독려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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