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수원] 모처럼 ‘무실점 승리’ 거뒀음에도…환하게 웃지 않은 김기동 감독 “제가 원하는 축구 아니었다”

강동훈 2024. 4. 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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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수원] 강동훈 기자 =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수원FC를 꺾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환하게 웃지 않았다. 특히 모처럼 수비수들과 골키퍼의 실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무실점 승리를 거뒀음에도 기쁜 모습이 아니었다.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가 아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실리적인 전술을 택한 탓이었다.

김 감독은 30일 오후 7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제가 원하는 축구는 아니었다”며 승리에도 크게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은 전반 43분 터진 김신진의 선제골과 후반 20분 터진 기성용의 추가골을 앞세워 수원FC를 꺾고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특히 최근 3연패에 빠지면서 위기에 놓였던 서울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순위표 5위(3승3무4패·승점 12)까지 4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김 감독은 “경기 전에도 말씀했듯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서울이 그동안 3연패가 없었다고 들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다만 오늘 경기는 제가 원하는 축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3경기에서 10실점을 하면서 변화를 줘야 했다. 젊은 선수들을 투입한 것도 그래서다. 에너지를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이 좋아지고 있었다고 느꼈다. 하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 계속 무너지다 보니깐 단단함을 갖추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토트넘과 아스널 경기를 보면서 아스널의 수비하는 방식을 선수들에게 영상으로 보여줬다. 그 부분을 선수들이 잘 이행했다. 수비가 단단해지면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좋아질 거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개막 10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기성용이 이날 추가골을 넣은 데다,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또 정신적인 지주 역할도 잘 해줬다”며 “성용이는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 정말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선발 명단에서 못 빼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날 서울은 모처럼 무실점을 거뒀다. 특히 골키퍼에서 큰 실수가 없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실점들이 골키퍼만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그래도 종범이가 부담감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부담감을 가지지 말라’고 이야기해줬는데 오늘 선방 3회 정도 하면서 잘 해줬다. 선수들한테 큰 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계기로 주전 경쟁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결과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로테이션을 가동한 김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3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22세 이하(U-22) 선수를 4명이나 뛰게 하는 감독이 있을까’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우선 조건이 뭐냐고 물어보면 훈련 태도다. 제가 원하는 것을 이행할 수 있고, 부상 없이 훈련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지를 판단하고 라인업을 구성한다. 오늘 출전한 어린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 따라와 줬다. 그래서 믿음을 갖고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더 발전하길 바라고 앞으로 이들이 더 성장해야 경쟁력도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도 드러낸 뒤 “아마 다른 선수들에겐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 저는 미팅 때 선수들에게 ‘자신 있으면 찾아와서 이야기하면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자신이 없으면 경기에 출전하면 안 된다. 만약 오늘 젊은 선수들의 활약과 비교해서 그만큼 자신이 있고 준비가 되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제 서울은 주말에 울산HD를 만난다. 김 감독은 “오늘 스쿼드를 보셨으면 알겠지만,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좋은 스쿼드는 아니”라며 “하지만 어려웠을 때 버티고 나가는 힘이 중요하다.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후반기 땐 변화를 주면서 가야 한다는 계획이다. 홈이기 때문에 울산전도 총력을 다해서 준비해야 한다. 강팀이지만, 축구는 변수가 있다. 그런 것 때문에 많은 관중들이 환호하고 좋아하지 않나 생각된다. 변수를 기대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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