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접근해 쏙쏙 빼간다”…유럽전역 민폐 끼치는 중국 스파이
EU본부 있는 벨기에서만 250명 활동
시진핑도 다음달 유럽 3개국 순방
유럽내 친중 우군 만들기 나서
영국, 독일 등에서는 군사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빼돌려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학과 연구소에 스파이를 심어 정보를 탈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달 프랑스, 헝가리, 세르비아 등 유럽순방을 통해 우방 확보에 나선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 사이의 균열을 유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스파이 활동 강화에 유럽 안보당국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영국과 독일 정보당국이 발표한 중국 스파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영국 검찰은 지난 22일 중국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전직 의회 연구관 크리스토퍼 캐시(29)와 크리스토퍼 베리(32) 등 2명을 기소하기로 했다. 독일 검찰도 같은 날 방위산업 기술을 중국 정보기관에 빼돌린 혐의로 독일 국적자 3명을 체포됐다. 이들 혐의자는 장시간 중국당국과 친밀한 교분을 유지해오며 관련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영국 정부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보안 서비스를 일제 점검했다. 그 결과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군사적, 상업적 우선순위에 있는 기술을 탈취하기 위해 대학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에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앞으로 대학과 연구기관이 외국기관의 투자나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 정부에 보안 협의를 하도록 시스템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FT는 중국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정치적 영향력을 만들고 유럽인의 태도에 영향을 주기 위한 첩보활동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올해 1월 벨기에에서 적발된 극우파 전 의원 프랭크 크레이엘만은 수년간 중국과 접촉해왔고, 벨기에당국은 2018년부터 사건을 인지해오며 그를 추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과거 여자 첩보원이 주요 인물을 포섭하는 ‘허니팟’형태의 공작이 성행했다면 최근에는 장기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형태의 공작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 내 반발이 커지자 우군 만들기에 나섰다. 당장 내달 5일부터 10일까지 5년 만에 유럽순방에 나서면서 프랑스, 헝가리, 세르비아 등과 경제적, 정치적 교류를 향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과의 단결보다는 친중국 성향의 국가를 만들어 서방세계에 균열을 내겠다는 심산이다.
전기차 관세 상향, 태양광 반덤핑 조사, 의료기기 불법 입찰 의혹 등 EU의 대중국 제재를 완화하고,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등 경제적 유인을 미끼로 미국과 EU의 연대를 약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EU회원국들은 미국과 달리 중국 투자를 원하고 있고, 중국도 EU와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의 유럽순방 배경을 전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충자이안 교수는 “중국 입장에 더 공감할 수 있다고 여기는 EU 회원국들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라며 방문지 3국이 상대적으로 친중국 성향이라고 전했다.
실제 프랑스는 대미 자주외교를 표방하며 상대적으로 중국과 자주 교류하고 있다. 중국 측은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산 코냑 등 브랜디 반덤핑 조사로 철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에 맞춤형 전략으로 우군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주석을 피레네산맥과 엘리제공 만찬에 초대하는 등 정성을 들인 의전으로 중국과의 교류로 강화할 전망이다.
친러시아, 친중국으로 분류되는 헝가리와 세르비아 방문은 관계 격상, 우군 다지기로 해석된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반서방, 친러시아 정책을 강조해온 헝가리는 EU 국가 중 최초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곳으로 이번에도 중국 투자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또 세르비아는 1999년 나토의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태를 재조명하며 외교관계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시 주석의 방문으로 헝가리가 EU 내에서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등에 대한 관세, 반보조금 조사 등에 반대의견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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