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 킴!" 이렇게 크게 들린 적 없었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던 9회말 2사 2,3루...4게임 연속 무안타 0.214

노재형 2024. 4. 3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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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2-5로 뒤진 9회말 2사 2,3루서 신시내티 마무리 알렉시스 디아즈의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샌디에이고의 2회말 무사 1,2루 찬스가 무산되자 주자로 나갔던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와 허탈한 표정으로 이닝 교대를 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김하성이 9회초 신시내티 1루주자 조나단 인디아를 2루에서 포스아웃시킨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자신의 타순까지 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5로 뒤진 9회말 신시내티 레즈 마무리 알렉시스 디아즈가 등판하자 거의 게임을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1,2번 주릭슨 프로파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각각 유격수 뜬공,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패색이 더욱 짙어졌다.

그런데 3번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디아즈의 7구째 86마일 한복판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를 터뜨리자 펫코파크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매니 마차도가 우전안타를 날려 크로넨워스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3점차로 따라붙자 관중석은 더욱 술렁거렸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흐름은 아니었다. 그런데 5번 잰더 보가츠의 평범한 땅볼을 잡은 신시내티 루키 유격수 엘리 델라크루즈가 던진 것이 1루수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키를 넘어가는 악송구가 됐다. 끝났어야 할 경기가 2사 2,3루로 긴박하게 변했다.

다음 타자는 6번 김하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초구 86.2마일 슬라이더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관중석에서 "하성 킴~"을 외치는 홈팬들의 응원이 일기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함성이 야구장에 가득 울려 퍼졌다. 디아즈는 2구째 슬라이더를 몸쪽 낮은 코스로 던져 또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2S에 몰린 김하성은 3구째 몸쪽 95마일 직구를 파울로 걷어냈지만, 4구째 몸쪽을 다시 파고드는 94.5마일 직구에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김하성의 방망이를 주시하고 있던 팬들의 탄식이 흘러 나왔다. 올시즌 김하성에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순간이었다.

9회말 2사 2,3루서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서자 상대 마무리 알렉시스 디아즈가 초구를 던지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심어준 경기는 지난해 4월 4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게임이다. 당시 김하성은 4-4로 맞선 9회말 상대 마무리 스캇 매거프로부터 좌월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만세를 불렀다. 지금까지도 그의 메이저리그 유일의 끝내기 홈런이다.

이날도 그 정도의 환호를 받을 만한 클러치 상황이었지만, 잔뜩 힘이 들어간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신시내티 닉 마틴이 9회 홈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하성은 30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6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부진했다.

지난 2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김하성은 타율이 0.214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홈으로 돌아와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침묵했다. 0.238까지 올랐던 타율이 24포인트(0.022)나 빠졌다. 이날 펫코파크는 3만9158명의 팬들로 들어찼다. 김하성은 끝내 팬들의 응원에 응답하지 못했다.

1-3으로 뒤진 2회말 무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간 김하성은 신시내티 좌완 닉 로돌로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8구째 92.5마일 몸쪽 깊숙한 직구를 볼로 고르면서 4구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무사 1,2루 찬스에서 후속 에구이 로사리오, 호세 아조카, 카일 히가시오카로 이어지는 7~9번 타자들이 모두 로돌로의 현란한 볼배합과 코너워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2회 찬스를 놓친 샌디에이고는 결국 로돌로의 기를 살려주면서 이후 점수는 물론 안타도 추가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김하성은 1-4로 뒤진 4회 2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B2S에서 로돌로의 5구째 87.5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을 허리가 빠지면서 밀어쳐 1루수 땅볼에 그쳤다. 1-4의 열세가 이어지던 7회 2사후에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로돌로와 볼카운트 2B2S 접전을 벌였으나, 6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81마일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신시내티 레즈 선발 닉 로돌로. USATODAY연합뉴스
주릭슨 프로파가 1회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홈인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신시내티는 1회초 1사후 엘리 델라크루즈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샌디에이고 선발 맷 왈드론의 91마일 한복판 높은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즌 8호 아치였다.

샌디에이고가 이어진 1회말 리드오프 주릭슨 프로파가 로돌로의 93마일 싱커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로 맞불을 놓으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신시내티가 2회초 다시 리드를 잡았다. 1사 2,3루에서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희생플라이와 왈드론의 보크로 2점을 보태 3-1로 달아났다. 이어 3회초에는 선두 윌 벤슨의 우측 2루타, 1사후 스펜서 스티어의 좌측 2루타로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경기는 투수전으로 이어졌지만, 신시내티는 9회초 에스피날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로돌로는 7이닝 동안 1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삼진 11개를 빼앗는 눈부신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 평균자책점 1.88, 탈삼진 31개를 마크했다.

반면 왈드론은 6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6안타를 얻어맞고 보크까지 범하며 4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시즌 1승3패, 평균자책점 4.35.

2대5로 패해 5연패의 늪에 빠진 샌디에이고는 14승18패로 승률 5할에서 더욱 멀어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인 샌디에이고는 선두 LA 다저스와의 격차가 5.5경기로 더 벌어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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