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하다 울어버린 서울대병원 전공의…“국민 위했는데, 공공의 적 돼 버려”

김명지 기자 2024. 4. 3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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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언론을 통해 전공의를 악마화하면서 국민과의 신뢰 관계까지 깨버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30일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개최한 긴급 심포지엄에서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인 박재일 씨가 한 말이다.

박 대표는 또 "국민을 위한 의료 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었는데 지나고 나니 전 국민 공공의 적이 돼버렸고, 전공의들이 몸을 기댈 곳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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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교수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자부심 갖고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협의회 비대위 긴급심포지엄'에 참석해 '2024년 의료대란 그 시작과 과정에 대하' 발표하고 있다./뉴스1

“정부가 언론을 통해 전공의를 악마화하면서 국민과의 신뢰 관계까지 깨버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30일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개최한 긴급 심포지엄에서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인 박재일 씨가 한 말이다. 박 대표는 “정부는 불통과 독선으로 의료계와의 신뢰 관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하루 집단 휴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여러 대학의 의대 교수들, 전공의, 의대생과 의사 출신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전공의들의 생각하는 현 상황과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표를 맡았다. 그는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에서 젊은 전문가, 수련생,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무시당했다”라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회피하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잘못 진단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정부 대응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병원 밖으로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또 “국민을 위한 의료 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었는데 지나고 나니 전 국민 공공의 적이 돼버렸고, 전공의들이 몸을 기댈 곳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혔고, 발표를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 눈물을 쏟았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협의회 비대위 긴급심포지엄'에 참석해 발표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스1

박 대표는 의료계의 방향성에 대해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나 원점 재검토는 정부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계에 통일된 안이 없다며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이제라도 전공의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토론에 참석한 교수들은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의료계의 자성도 강조했다.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교수는 “정부의 행정명령과 자극 발언이 없었다면 대화 기회도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 사과가 우선이지만, 의사들도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는 환자와 의료소비자 단체 대표들도 참석했다. 안상호 선천성심장병 환우회 회장은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의·정 갈등에 환자가 생명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의사와 환자가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수가, 형사처벌 특례, 비급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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