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입이라 느끼세요?"…'이첩 전날' 유재은-박정훈 통화
유재은, 스스로 '수사 개입' 의식
"장관 결정을 안내"…'지시 아니었다' 강조
박정훈 '외압' 단어 직접 언급…사실상 '항의'
유재은 법무 관리관은 경찰로 채 상병 사건이 넘어가기 하루 전날, 이 이첩을 이끌었던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게도 전화를 했습니다. 이때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두 사람이 군검찰에 나가 한 진술 내용을 저희 뉴스룸이 확인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처음부터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해 온 박정훈 전 단장은 물론이고 유재은 관리관조차 자신이 먼저 "수사 개입으로 느끼냐"고 물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유선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8월 29일 군검찰에 출석해, 지난해 8월 1일 박정훈 당시 해병대수사단장과 통화한 내용을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박 단장에게 "혐의 사실을 특정하지 않고 기록만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더니, "바쁜 법무관리관이 사건에 대해 전화해서 얘기하는게 이상하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유 법무관리관은 "수사에 개입한다고 느끼시냐"고 물었고 박 단장이 "그렇다"고 답하자 "아니다. 평소 군사법원법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유 법무관리관 스스로도 자신의 통화가 '수사 개입'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던 겁니다.
사건을 경찰로 넘기는 시기에 대해서도 날 선 대화가 오갔습니다.
유 법무 관리관은 "장관님이 귀국 후 이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안내했다"고 했고, 그러자 박 단장이 "나에게 지시하는 거냐"고 되물어 "나는 지시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시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박 단장이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지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임에도 '장관의 결정을 안내했다'는 표현으로 자신에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군검찰 조사에서 강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통화에 대한 박 전 단장의 기억 속 표현은 보다 분명하고 직설적입니다.
유 법무관리관이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하지 않았냐"고 말해서, "이렇게 얘기하는 건 외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외압'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며 유 법무관리관에 사실상 항의를 한 겁니다.
이첩 시기에 대해선 "장관님이 법무관리관을 통해 지시하는거냐"고 물었고, 유 법무관리관이 "아니다. 그냥 옆에서 들었다"고 대답해 "옆에서 들은 것을 지시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냐고 언쟁을 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결국 표현의 수위는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이 통화를 할 때 '수사 개입'의 소지가 있거나 '외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데다,
또 유 법무관리관의 경우엔 지시할 수도 없고, 지시해선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던 겁니다.
수사 외압 진상규명의 단초가 될 이날 통화의 진실은 당시 박 단장이 통화할 때 옆에 있었던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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