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영상] 씁쓸한 소형제작사들 "뉴진스 만든 건 민희진 대표 아닌 수 백억 자본금"

채아영 기자 2024. 4. 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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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 영상 채아영 기자] "제2의 뉴진스가 될 수 있는 K팝 인재를 발견, 발굴해도 단 돈 수 천만 원이 없어서 기회를 놓치는 게 현실이에요. 현 K팝 시장 구조에서는 대형 자본만이 스타를 만들 수 있어요. 솔직히 수 십, 수백 억 원 투자 받으면 우리도 뉴진스 만듭니다.“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갈등을 지켜 본 한 소형 제작사 대표 A씨의 말이다. 요지는 ‘뉴진스를 만든 건 한 개인이 아닌 수 백억 원의 자본’이라는 것. K-팝 역사에 획을 그은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을 기점으로 플레디스, 쏘스뮤직, 빌리프랩, KOZ 등 현 K팝 시장에 존재하는 아이돌 스타 군단 대부분을 레이블로 거느리게 된 하이브의 그 자본 말이다.

어도어의 홍보로 뉴진스는 ‘민희진의 딸’로 알려져 있지만, 애초 멤버들은 각자 다른 소속사에 적을 두고 있었다. 민지는 2017년 쏘스뮤직 연습생이 됐다. 2017년은 하이브가 쏘스뮤직을 인수(2019년)하기 전이고, 민희진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에 재직 중일 때다. 하니는 2019년 하이브에 인수된 쏘스뮤직과 인연을 맺었다. 그 해 한 가족이 된 빅히트와 쏘스뮤직은 공동으로 글로벌 오디션을 주최했고, 하니와 연습생 계약을 체결했다. 해린, 다니엘, 혜인은 2020년 오프라인 및 온라인 오디션을 거쳐 쏘스뮤직의 연습생이 됐다. 엄밀히 말해 뉴진스 멤버 전원이 ‘민희진의 딸’이 아닌 ‘소성진(쏘스뮤직 대표)의 딸’로 출발했던 셈이다.

하이브는 2020년 어도어를 정식 설립했다. 창립 투자금 160억 원. 전액을 하이브가 투자했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2019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퇴사한 민희진 대표를 하이브 최고브랜드책임자(CBO)로 임명했다. 당시 하이브가 제시한 연봉은 5억 원 가량. 민희진 대표가 SM 재직 시절 받은 연봉이 5억 원을 밑돈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민희진 대표에 대한 방시혁 의장의 신뢰도는 상당히 두터웠던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민희진 대표를 어도어의 수장(CEO)로 임명하고, 쏘스뮤직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민지, 하니, 해린, 다니엘, 혜인을 그에게 맡겼다. 경제적 대우는 더욱 파격적이다. 하이브는 어도어를 설립하며 민희진 대표에게 총 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과 13배 배수가 적용되는 풋옵션을 약속했다. 민희진 대표가 “가만히 있어도 1000억 원을 번다”는 그 엄청난 돈이 바로 이 옵션들을 행사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이다. 어도어를 이끌게 된 민희진 대표는 SM 비주얼디렉터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매출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됐다.

그러나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제작하는데 투자한 자본은 단 1원도 없다. 하이브는 뉴진스를 비롯해 르세라핌을 정식 데뷔시키기까지 수 백억 원의 자본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뉴진스의 탄생부터 걸음마까지 이들의 모든 과정에 하이브의 자본이 투자됐다. 뉴진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민희진 대표의 손길이 닿았어도, 그 모든 산물은 하이브의 자본이 만들어낸 것이다. K팝 경제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스타는 단 한 명의 크리에이티브적 역량이나, 아티스트에 대한 진실한 애정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스타라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자본이 어떻게 결집되고, 활용됐는가가 핵심이다.

소형제작자들은 수 천억 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민희진 대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민희진 대표의 역량은 알겠는데, 그녀가 하이브의 자본 없이 뉴진스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뉴진스 멤버들을 발굴하고, 연습생으로 훈련시키고 대중과 만나게 하는 그 모든 과정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아이돌 제작에 수많은 돈이 든다는 건 이제 모두 알잖아요. 숙소, 식비와 같은 모든 생활 유지비는 기본이고 멤버들에게 드는 교육비가 상당해요. 민희진 대표 두 명이 있어도, 돈 없이는 뉴진스를 못 만든다는 얘기에요.”

또 다른 소형제작사 대표의 의견도 비슷했다.

“결국 돈 문제죠 뭐. 단 돈 몇 천만 원이 없어서 기회를 놓치는 제작자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프로듀서 능력도 중요하지만, 수백 억 원을 투자해 주면 ‘제2의 뉴진스’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죠. 민희진 대표가 인센트브만 20억 원이고, 풋옵션 행사하면 기본 1000억 원은 받는다는데 이게 다 자본의 수혜 아닌가요? 소형 제작자들 입장에선 허탈해요.”

오늘(30일) 서울서부지법은 민희진 대표 해임을 위한 하이브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 여부를 결정할 법원 심문을 가졌다.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 논란에 근거가 된 ‘국부 펀드 매각 모의 시나리오’ 문건이 어도어 간부의 개인 메모라고 일축하며 해임을 거부하고 있다.

뉴진스는 다음달 24일 컴백한다. 이날 하이브 사옥 앞에는 “경영진이 벌인 일에 애꿎은 아티스트 이용 말고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트럭 시위가 주차돼 있었다. 마치 엄마 아빠에게 외치는 뉴진스의 목소리처럼.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 영상 채아영 기자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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